日 수출규제 1년 만에 WTO 분쟁해결 패널 설치

일본 수출규제 1년 만에 세계무역기구(WTO) 분쟁 해결을 위한 패널이 29일 설치됐다. WTO 분쟁 해결 절차에서 1심을 담당할 재판부를 구성하기로 했다는 의미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날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WTO 분쟁해결기구(DSB) 정례회의에서 일본 수출규제 분쟁에 대한 패널이 설치됐다고 밝혔다.일본 경제산업성은 작년 7월 1일 불화수소 등 반도체·디스플레이를 생산하는 데 필수적인 세 가지 소재를 한국으로 수출하는 절차를 대폭 강화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기존에는 일본 기업들이 한국으로 수출할 때 종합허가를 한 번 받아놓으면 3년간 별도 심사 없이 자유롭게 물건을 보낼 수 있었지만 작년 7월 4일부터는 계약건별로 정부 사전 허가를 받아야 했다. 이에 정부는 작년 9월 “일본 정부의 조치가 부당하다”며 WTO에 제소했다.

일본은 지난달 29일 열린 DSB 회의에서처럼 이날도 패널 설치에 반대했다. 하지만 WTO 협정에 따라 패널이 설치됐다. WTO 협정은 제소국의 패널 설치 요청 후 해당 안건이 DSB 회의에 두 번째 올라가면 164개 회원국이 만장일치로 반대하지 않는 이상 패널을 자동으로 설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패널 설치 이후에는 패널위원 선정, 서면공방, 구두심리 등 쟁송 절차가 본격 진행된다. 산업부는 “패널 설치부터 최종판정 발표 때까지 원칙적으론 10~13개월 소요되지만 실제 기간은 단축 또는 지연될 수 있다”고 말했다.정부는 향후 쟁송 과정에서 ‘일본 수출규제는 자의적이고 차별적인 무역제한 조치로 WTO 협정에 어긋난다’는 점을 입증하고 조속한 조치 철회를 촉구할 계획이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