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사 변신한 코닥 기사회생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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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9000억원 대출 지원아날로그식 필름 카메라로 한때 유명했던 미국 기업 이스트먼코닥이 미국 정부 지원을 받아 제약 바이오 부문을 크게 확대한다. 미국이 자국 내 의약품 공급망 구축에 적극 나서면서 코닥이 기사회생할 수 있는 돌파구가 마련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루새 주가 200% 넘게 뛰어
28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미 정부는 국방물자생산법(DPA)을 통해 코닥이 의약품을 제조하도록 이끌 것”이라며 “총 7억6500만달러(약 9180억원) 규모의 자금을 대출 형식으로 지원한다”고 밝혔다.트럼프 대통령은 “코닥은 고급 제조기술을 이용해 의약품 원재료 격인 활성제약성분(API)과 기초 원료 등을 생산할 것”이라며 “이번 지원이 제약산업을 미국으로 다시 찾아오는 중대한 돌파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블룸버그통신과 CNBC 등은 코닥이 하이드록시클로로퀸 등을 생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은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 치료 효과가 있다고 주장하는 말라리아 치료제다.
CNBC는 “미 정부의 이번 계약이 코닥에 살아날 기회를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코닥은 기존에도 제약 부문을 운영하고 있었다. 필름·카메라 사업으로 유명한 코닥은 2000년대 들어 디지털카메라가 유행하면서 시장 대응을 제대로 하지 못해 경영난을 겪었다. 2012년엔 파산보호를 신청하고 필름사업부를 매각했다. 대신 그동안 쌓은 화학기술을 토대로 복제약 원료 생산에 나섰으나 제대로 된 성과를 내지 못했다.
미국 정부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자국 제약사를 적극 지원하고 있다. 의약품 원료의 중국 의존도를 줄이고 의약품 공급망을 자국으로 되돌리는 게 목표다. 지난 5월엔 미국 제약기업 플로에 3억5400만달러(약 4240억원)를 지원했다.이날 코닥 주가는 폭등세를 보였다. 뉴욕증권거래소(NYSE) 정규 거래에선 전일 대비 203.05% 오른 7.94달러에 장을 마쳤다. 시간 외 거래에선 당일 종가 대비 60% 이상 뛴 13달러 선에 거래됐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