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상장하는 제이알리츠 '오버행' 잠재울까

주관사 맡은 KB·메리츠증권
일반청약 미달로 떠안은 실권주
최소 3개월 이상 보유하기로
다음달 증시에 입성하는 제이알글로벌리츠의 상장주관사 KB증권과 메리츠증권이 대규모 오버행(잠재적 매도 물량) 우려를 잠재우기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이들은 일반청약에서 발생한 대량의 실권주를 당분간 보유하기로 하는 등 매도 물량 축소를 위해 총력전에 나섰다.

29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KB증권과 메리츠증권은 제이알글로벌리츠 실권주를 최소 3개월 이상 보유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해당 실권주는 지난 22~24일 일반투자자를 상대로 진행한 청약에서 발생했다. 2400억원을 모집한 당시 청약에 주문액은 약 550억원에 그쳤다. 미달된 1850억원어치 주식은 KB증권(790억원)과 메리츠증권(890억원), 인수단인 대신증권(170억원)이 각각 사들였다.

제이알글로벌리츠는 벨기에 브뤼셀에 있는 사무용 빌딩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다. 목표 배당수익률은 연 8%다.

이들 증권사는 상장 직후 제이알글로벌리츠 주가가 급락할 수 있다는 우려를 진정시키기 위해 장기 보유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에선 일반청약이 끝난 이후부터 증권사들이 뜻하지 않게 인수 장부에 담게 된 대량의 실권주를 발빠르게 처분할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대규모 매도 물량이 한꺼번에 유통시장에 쏟아지면 주가가 크게 하락할 수 있다. 2018년 상장한 이리츠코크렙이 대표적 사례다. 주관사가 떠안은 실권주를 상장 직후 줄줄이 처분하면서 증시 입성 1주일 만에 공모가(5000원) 대비 15.2% 추락했다.KB증권과 메리츠증권은 기관투자가와도 매도 시점을 늦추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제이알글로벌리츠 주식을 보유 중인 100여 개 기관 중 현재 의무보유 확약을 한 기관은 세 곳에 그친다.

최근 증시를 게임·바이오·인터넷·2차전지 등 성장주가 주도하면서 한 자릿수 배당수익률을 내건 리츠 주가는 부진하다. 상장 리츠 시가총액 1, 2위인 롯데리츠와 신한알파리츠는 올 들어 각각 16.0%, 14.4% 하락했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