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주인 5년간 살아라"…전셋값 불지르는 규제 쏟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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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가상한제 적용 민간아파트정부가 각종 규제로 집주인의 실거주 의무를 강화하면서 아파트 전세 ‘공급 절벽’ 우려가 커지고 있다.우선 29일부터 시행된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적용 아파트를 분양받으면 최대 5년간 의무적으로 거주해야 한다. 이날 국회에 따르면 국토교통위원회는 전날 이원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주택법’ 개정안을 폐기하고 진선미 위원장(민주당 의원) 명의로 대안 반영한 개정안을 가결했다.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는 민간택지에 거주의무 기간을 두는 게 주요 내용이다. 거주의무는 최대 5년이다. 국토교통부는 주변 시세 대비 분양가 수준을 따져 거주의무 기간을 차등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입주때부터 최대 5년 실거주해야
10년 살아야 장기보유특별공제
특히 이 개정안은 ‘최초 입주가능일’부터 의무기간을 채우도록 규정하고 있다. 아파트 준공 직후부터 집주인이 입주해야 한다는 의미다. 아파트 수분양자들은 통상 입주할 때 잔금을 내고 직접 살거나 임차인을 들인다. 하지만 개정된 법이 시행되면 집주인은 모두 직접 살아야 한다. 신축 아파트 준공은 민간 전·월세 시장의 주요 공급원인데, 앞으로는 시장 자체가 사라지는 것이다.
장기보유특별공제의 거주 요건이 강화되는 것도 전세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 장기보유특별공제는 주택의 보유기간에 따라 양도소득세액을 최대 80%(10년 보유) 깎아주는 제도다. 내년부터 장기보유특별공제 요건이 강화된다. 거주기간과 보유기간을 최대 40%씩 따져 최대 80%로 계산한다. 10년을 보유했지만 3년 미만으로 거주했다면 공제율이 40%에 그친다. 직접 거주하는 기간이 길수록 공제율이 오르는 만큼 전세 대신 실입주하는 사례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이상우 인베이드투자자문 대표는 “전·월세 상한제 등 임대차 3법도 임대시장에서 매물 잠김을 부추길 것”이라며 “핵심 지역 아파트를 중심으로 전셋값이 급등할 수 있다”고 했다.
최진석/전형진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