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출소자가 학교서 발열체크?…서울시 뒤늦게 "제외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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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월 발열 체크에 세금으로 2600여 명 선발서울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따른 고용위기를 극복과 학교 방역 강화를 목적으로 '학교생활지원 일자리 사업'을 시행한다. 서울시는 선발 대상에 노숙자와 출소자를 포함시켰다가 뒤늦게 제외하기로 했다.
노숙자·출소 후 6개월 미만자, 선발 대상자에 올라
전문가 "서울시, 행정 편의주의 매몰…오만하다"
입장 묻자 서울시 "선발 대상에서 제외하겠다"
별다른 설명 없이 공고문에 선발 대상자만 삭제
서울시는 지난 23일 노숙자와 출소자 등을 대상으로 하는 학교생활지원 일자리 사업 참여자 모집 공고를 냈다. 서울시는 29일 이 같은 내용에 대한 <한경닷컴> 취재에 "선발대상자에서 제외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3개월짜리 발열체크에 세금으로 2600명 선발
해당 사업은 서울에 거주하는 19~39세 청년 가운데 2600명을 선발해 △발열 체크 △마스크 착용 지도 △이동수업 지도 △원격수업 보조 △급식 지도 △화장실 이용 지도 △학교 시설 소독 등 학교 방역 업무에 투입하겠다는 내용이 골자다.서울시는 내달 17일부터 오는 12월31일까지 기간 중 3~4개월 정도 서울 시내 각 학교에 해당 인력을 배치하겠다고 공고했다. 선발되면 하루에 4~5시간씩 학교에서 근무하게 된다.문제는 선발기준이다. 서울시는 취업 취약계층이나 코로나19로 인해 실직이나 폐업 등 경험자를 '우선 선발'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시가 공고한 취업 취약계층 범주에는 △저소득층과 장애인 △6개월 이상 장기 실직자 △결혼 이민자 △북한이탈주민(탈북자) △수형자로서 출소 후 6개월 미만자 △갱생 보호 대상자 △노숙자 등이 포함됐다.
서울시, 뒤늦게 "선발 대상에서 제외하겠다"
미성년자들이 주로 생활하는 공간인 학교에서 출소자, 갱생보호대상자, 노숙자 등이 포함된 취업취약계층 기준을 적용해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을 두고 학생에 대한 배려가 부족한 정책이라는 지적이 나온다.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전혀 학생에 대한 배려가 티끌도 없는 정책"이라며 "노숙자, 출소자의 경우엔 자기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 다른 일자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서울시는 행정편의에 빠져서 국민은 무조건 따라오라는 '행정 만능주의'를 보이는 것"이라며 "서울시의 오만함마저 느껴진다. 아이들 치안에 대한 배려가 전혀 없는 것"이라고 덧붙였다.서울시는 입장을 묻는 <한경닷컴>의 취재에 "선발 대상에서 해당 부분을 삭제하겠다"며 "선발 과정에서도 필터링을 거칠 것"이라고 해명했다.
다만 서울시는 모집 공고를 올렸던 최초 게시글에 별다른 설명 없이 모집 대상이 바뀐 공고문 첨부 파일만 수정했다.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