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독일이 돈 안내서 미군 감축…호구되고 싶지 않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주독미군 감축과 관련, 독일이 돈을 안 내서 감축하는 것이라며 "우리는 더이상 호구(the suckers)가 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방위비와 미군 감축 문제를 직접 연계한 것이어서 주한미군에 미칠 영향도 주목된다. 한국도 미국과 방위비 분담금 인상폭을 두고 갈등을 빚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이 발표한 독일 주둔 미군 감축과 관련 질문에 독일이 미국의 유럽 및 독일 보호에 대해 지불하지 않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미국은 무역과 군 문제에 있어 25년간 이용을 당해왔다"며 "우리는 독일을 보호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우리는 그들이 그들의 청구서를 지불하지 않기 때문에 병력을 감축하고 있다"며 "그것은 매우 단순하다. 그들은 채무를 이행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독일이 청구서를 지불하기 시작한다면 독일에서 병력을 빼는 결정을 재고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은 우리를 오랫동안 이용해왔다"며 "나는 그것을 바로 잡아 왔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수많은 나라가 우리를 벗겨 먹고 있고 동맹들이 더하다"며 방위비 증액 주장을 되풀이해왔다. 그는 지난 23일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도 "나는 우리의 '이른바 동맹으로 불리는 나라들'이 연체된 군사 비용 수백억달러를 지불하도록 하고 있다"며 "그들은 적어도 우리를 공정하게 대우해야 한다!!!"며 거듭 방위비 증액을 압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주독미군 문제와 관련, 방위비와 감축을 연결시킴에 따라 향후 대선 국면에서 난항을 겪고 있는 방위비 협상의 지렛대로 삼기 위해 주한미군 감축 카드를 꺼내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에스퍼 장관은 이날 독일 주둔 미군을 1만2000명 감축한다고 발표했다. AP통신은 국방부 당국자를 인용해 감축되는 미군 중 6400명은 미국으로 복귀하고 5400명은 유럽 다른 나라로 배치된다고 전했다. 감축 전 주독 미군 규모는 3만4500명였다.

워싱턴=주용석 특파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