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쓰시네" 추미애 발언 소설가들 뿔났다…공개사과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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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묵히 작품 활동하는 소설가들 인격 짓밟는 행위"한국소설가협회가 국회의원 질의에 "소설 쓰시네"라는 발언을 한 추미애 법무부 장관에게 공식 사과를 요구하고 나섰다. '소설'을 '거짓말'로 폄훼했다는 이유에서다.
30일 소설가협회는 '법무부 장관에게 보내는 공개 해명 요청 성명서'를 통해 "국민이 보고 있는 가운데 법무부 장관이 소설을 '거짓말'에 빗대어 폄훼했다"며 "추미애 장관이 해명과 함께 소설가들에게 공개 사과하기를 요청한다"고 밝혔다.추미애 장관은 지난 27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윤한홍 미래통합당 의원이 추미애 장관 아들의 군 복무 중 휴가 미복귀 의혹에 관한 질문을 이어가자 "소설 쓰시네"라고 말했다. 윤한홍 의원은 추미애 장관에게 "의원이 무슨 소설가냐"고 맞섰다. 추미애 장관의 발언에 대해 야당이 거세게 반발했고, 이후 여야 간 고성이 오가는 충돌이 빚어졌다.
협회는 추미애 장관의 발언에 대해 "어려운 창작 여건 속에서도 묵묵히 작품 활동을 하는 소설가들의 인격을 짓밟는 행위"라며 "정치 입장을 떠나 한 나라의 법무부 장관이 소설을 거짓말 나부랭이 정도로 취급하는 현실 앞에 이 땅에서 문학을 융성시키는 일은 참 험난하겠구나 생각했다"고 언급했다.
협회는 또 "법무부 장관이 소설이 무엇인지 모르는 것 같으니, 우선 간략하게 설명부터 드려야 할 것 같다. '거짓말'과 '허구(虛構)'의 개념을 이해하지 못한 듯해 이를 정리한다"며 소설과 거짓말의 차이점을 학술적으로 설명했다.협회는 그러면서 "거짓말은 상대방에게 가짜를 진짜라고 믿게끔 속이는 행위다. 소설에서의 허구는 거짓말과 다르다. 소설은 지어낸 이야기라는 걸 상대방(독자)이 이미 알고 있으며, 이런 독자에게 이 세상 어딘가에서 일어날 수 있을 법한 이야기로 믿게끔 창작해 낸 예술 작품"이라 풀어썼다.
1974년 발족한 사단법인 한국소설가협회는 소설가로만 구성된 국내 유일의 문인 단체이다. 소설가 유주현, 김동리, 한무숙, 김광식, 홍성유, 정을병, 정연희, 유재용, 이동하, 백시종, 김지연 등이 회장을 역임했다. 회원 수는 지난 2월 기준 1300여명이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