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악' 이정재의 악역에 열광하는 이유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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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배우 이정재가 또 다른 형태의 악역으로 관객을 찾는다. 영화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를 통해서다.
이정재, 추격자 레이 역
"개인 스타일리스트 처음으로 기용"
"레이의 묘한 느낌 내고 싶었죠"
30일 서울 종로구 모처에서 만난 이정재는 "킬러나 마찬가지인 인물이다. 감독에게 처음 얘기들었을 땐, 어둡고 잘 보이지 않는다고 하셨다. 보편적으로 누와르 장르에서 킬러는 개연성을 따진다면 그게 더 맞을 수도 있겠다. 그렇게 가서는 묘함을 표현할 자신이 없었다. '도둑들', '관상', '신과함께', '암살' 등을 통해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낸 이정재는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에서 한번 정한 타겟은 놓치지 않는 무자비한 추격자 레이를 연기했다. 자신의 형제가 인남에게 암살당한 것을 알고 되고 그의 흔적을 뒤쫓아 집요하고 끈질기게 추격한다. 특히 이정재는 '신세계'(2013) 이후 7년만에 황정민과 호흡을 맞춰 진한 케미스트리를 선보였다.
이정재의 악역에 대중은 유난히 열광한다. 이에 대해 이정재는 "악역이 상상력을 많이 집어 넣어서 최근 보지 못한 모습을 보여드릴 효과적인 캐릭터인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어 "일반적인 상상력을 집어넣어 만들어 낸 캐릭터보다 악역에 상상력을 집어 넣을 폭이 넓다. '관상'에선 생각이 폭력적이었음 했다. 이번엔 행동과 비주얼적 표현을 잘 해야 레이의 폭력성이 잘 보여질 거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그는 "여러 케이스의 악역 캐릭터들을 생각해보면 나는 그것과는 다르게 갈 수 있는 지점을 생각했다. 레이는 이렇게 하면 좀 다르지 않을까 고민을 많이 했다"고 덧붙였다. '다만악'에서 이정재가 연기한 레이는 가장 스타일리시한 킬러의 모습이었다. 그는 "감독에게 처음 얘기들었을 땐, 어둡고 잘 보이지 않는다고 하셨다. 보편적으로 누와르 장르에서 킬러는 개연성을 따진다면 그게 더 맞을 수도 있겠다. 그렇게 가서는 레이의 묘함을 표현할 자신이 없었다. 그래서 비주얼적으로 이해를 시켜드리려고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처음으로 영화를 하면서 개인 스타일리스트를 합류시켰다. 한번도 그렇게 한 적이 없다. 웬만해선 제 의견을 잘 얘기를 안해왔다. 의견을 넣다보면 이정재로부터 많이 변하지 않기 때문에 스태프들의 의견을 따라가는 작업을 여태 해왔다. 반면 레이는 여러 사람의 아이디어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개인 스타일리스트와 제가 의견을 냈고, 영화사와 회의를 이어갔다"고 밝혔다. 아울러 "많은 시도들을 하면서 같이 만들어낸 것이 레이의 이미지"라며 "또 협업을 하게될 지 모르겠지만 쉽진 않은 일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레이의 강렬한 모습을 위해 문신 분장도 감행했다. 그는 "문신 선택을 하는데 있어서 많은 고민이 있었다. 태국 액션신을 찍어야 하는데, 가만히 서 있어도 땀이 난다. 밀고 당기는 몸싸움이 시작되면 문신이 지워지는 건 자명한 일이다. 문신 없는게 시간을 절약할 수 있지 않겠냐부터 고민했다"고 말했다.
황정민의 경험이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이정재는 "황정민이 연극에서 문신한 경험이 있다. 어떻게 처리하면 땀에 강하다는 팁을 분장팀에 얘기해줬다. 수차례 테스트를 통해 안지워지도록 조치했다. 문신을 하자고 정하고, 얼마나 하냐 고민했다. '왕창' 하게 됐다"고 말했다.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는 마지막 청부살인 미션 때문에 새로운 사건에 휘말리게 되는 인남(황정민)과 그를 쫓는 무자비한 추격자 레이(이정재)의 처절한 추격과 사투를 그린 하드보일드 추격액션 영화다.
스톱 모션 촬영 기법과 함께 리얼 타격감을 그대로 보여주는 방식이 새로운 스타일과 이미지를 구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한국영화에서 본 적 없던 로케이션, 액션 시퀀스가 합을 이루며 액션의 신세계를 펼쳐냈다. 연출은 '오피스'로 칸 국제영화제에 초청된 홍원찬 감독이 맡았다. 오는 8월 5일 개봉.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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