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환경운동가가 말하는 GMO의 오해와 진실

과학의 씨앗

마크 라이너스 지음
조형택 옮김 / 스누북스
412쪽│2만2000원
우리말로 ‘유전자 변형 생물체’를 뜻하는 GMO(genetically modified organism)는 근래 만들어진 개념이다. 대다수 사람들은 ‘유전자 변형’이란 부정적 어감 때문에 GMO의 안전성을 의심하며 반대 목소리를 낸다. 영국 환경운동가 마크 라이너스도 처음엔 그랬다. 지구온난화 문제를 지속적으로 제기해온 라이너스는 GMO 반대 운동을 전 세계로 확산시키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했던 인물이다. 어느 순간 그는 GMO 반대 운동이 과학적 사실에 근거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했다. “사실 현재 우리가 먹는 작물과 가축조차 오랜 기간 인간에 의해 이용하기 알맞게 그 유전자가 조금씩 변형돼 왔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는 이후 GMO의 안전성을 설파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라이너스는 저서 《과학의 씨앗》에서 자신이 어떻게 GMO에 대한 생각을 바꾸게 됐는지부터 이야기하며 “과학에 근거한 진리의 일관성을 바탕으로 GMO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제안한다.저자는 세계 주요 학술단체들이 GMO에 대한 위험성 경고를 해제한 것을 근거로 제시한다. 이들 단체가 환경과 건강에 대해 GMO가 미치는 위험성이 드러나지 않았다는 점은 물론 오히려 그 유익함을 밝혀냈다는 것이다. 저자에 따르면 지구상에 현존하는 모든 생명체는 종간(種間) 유전자 도입 과정을 거쳐 지금의 종을 형성해왔다. 과학자들은 방대한 연구 데이터를 토대로 전통적인 유전자 변형을 거친 ‘육종 품종’이나 GMO 모두 한 생물체가 갖고 있는 유전자 서열이 바뀌어 새로운 특성을 갖게 된 생물이라는 걸 발견했다.

그럼에도 많은 국가가 여전히 GMO 개발과 재배를 불허하고 있다. 저자는 “이념의 테두리에 갇힌 반대 운동 단체들이 과학적 사실을 받아들이길 거부한 채 GMO에 관한 확인되지 않은 위험성을 부각시키며 대중에게 막연한 공포심을 조장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는 “대중의 감성에 호소하는 GMO 반대 운동 때문에 환경과 인간에게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는 하나의 기술이 회피의 대상으로 변질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