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쓴소리 하고 나선 '친노' 조기숙 "감사원장 겁박, 박근혜 데자뷔"

지난달 文 정부 부동산 정책 이어 재차 '쓴소리'
최재형 감사원장에 공세 높이는 민주당에 비판
"박근혜 정부 시절 양건 사퇴하던 과정 떠올라"
조기숙 한국공공외교학회장이 지난 2일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에서 한국공공외교학회 창립학술회의 개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참여정부 당시 청와대 홍보수석을 지낸 조기숙 이화여대 국제대학원 교수(사진)는 30일 최재형 감사원장에 대한 더불어민주당의 집중 공세를 '박근혜 정부 데자뷔'라며 또다시 여권에 '쓴소리'를 하고 나섰다.

조 교수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박근혜 정부의 한 사건이 데자뷔처럼 떠올랐다. 양건 전 감사원장은 당시 청와대에서 추천한 위원 후보를 선거 캠프 출신 인사라며 제청을 거부했다"며 "결국 독립성을 지키기 위해 MB 4대강 사업을 신랄하게 비판했고, 정치적 중립을 지키려던 양 전 원장은 임기가 보장된 자리를 청와대 외압에 의해 스스로 물러날 수밖에 없었다"고 전했다.이 같은 조 교수의 지적은 최 원장에 대한 여당의 비판이 박근혜 정부 시절 양 전 원장의 사퇴 과정을 떠올리게 한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최 원장은 문재인 정부 국정과제의 상징인 탈원전 정책에 대해 비판적 입장을 보이고, 김오수 전 법무부 차관을 공석인 감사위원에 임명하려는 청와대 뜻을 친정부 성향 인사라며 거부했다고 알려지면서 논란의 도마 위에 올랐다.

조 교수는 "당시 민주당은 '청와대는 감사원에 대한 인사 개입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며 "헌법 학습에 대한 기대는 둘째 치고, 민주당은 지난 정부에서 자신들이 했던 말만 기억하고 그대로 실천하면 좋겠다"고 강조했다.이어 "여당이 법안 밀어붙이기 하는 것까지는 야당이 얼마나 한심하면 저럴까 내심 이해가 된다"면서도 "인사의 교착상태는 헌법정신에 입각해 순리대로 풀어야지 감사원장을 겁박하고 사퇴 운운하는 게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위해 필요한 일인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최재형 감사원장이 지난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문재인 정부의 월성 1호기 조기 폐쇄 계획을 비판했다는 언론 보도'와 관련한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의원의 질의를 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그는 "민주당은 자신들이 했던 말을 실천함으로써 인사 난맥을 해결하고 또 정치발전에도 기여하든지, 아니면 그때는 틀렸고 지금은 맞는 이유를 알기 쉽게 설명해주면 좋겠다"며 "탄핵당한 정부가 왜 민심과 멀어지게 멀어졌는지 잘 생각해보길 간청한다. 대통령에게 충성 경쟁하느라 보수당을 일베(일간베스트 저장소) 수준으로 전락시킨 전 새누리당 의원들이 현재 어떻게 되었는지 교훈을 얻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조 교수는 앞서 지난달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해 '소신 발언'을 해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