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 코로 안면인식…애견 보험사기 '꼼짝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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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아라의 소프트차이나 42]
중국 안면인식 기업 '메그비' 강아지 코주름 인식 특허
알리페이, 코주름 인식하고 의료비 받는 '펫보험' 출시
비슷하게 생긴 두 마리 강아지. '안면인식' 기술로 구별이 가능할까?앞으로는 간단한 휴대폰 스캔만으로 아주 비슷하게 생긴 강아지를 구별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세계 최고 수준의 안면인식 기술을 갖고 있는 중국이 최근 강아지 코주름 인식 관련 특허를 출원했습니다.
비슷한 강아지를 데려와도 '내 강아지'를 구별해내고, 분장을 시켜놓아도 식별이 된다고 하는데요. 인식률이 무려 99%에 이를 정도로 정확하다고 합니다.지난 17일 중국 인공지능(AI) 얼굴인식 기업 메그비(Megvii)는 강아지 코주름 특징 검사 방법에 대한 특허를 당국으로부터 승인받았습니다. 2011년 설립된 이 스타트업은 얼굴인식 서비스 플랫폼 '페이스++'로 중국 전역 다양한 업종에 안면 인식 기술을 공급하고 있는 기업입니다.
메그비는 수억 명의 인파 중에 특정 인물을 단 몇 초 만에 식별할 수 있는 안면인식 기술을 갖고 있는데, 최근 사람에서 더 나아가 동물에 대한 비문(동물의 코 주름 무늬)의 특징을 인식하는 기술을 개발했습니다.
사람 손가락에 지문이 있듯이 개의 코에는 비문이 있는데 그 생체정보는 사람과 마찬가지로 개 역시 배타적입니다. 겹치는 비문이 없다는 얘깁니다. 회사 측에 따르면 코주름 인식률은 무려 95%에 달할 정도로 정확하다고 합니다.사실 최초의 강아지 코주름 인증은 1938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데, 캐나다에서 주로 강아지 코주름을 탁본하는 방법으로 반려동물을 등록했다고 합니다. 이것이 오늘날에는 영상촬영과 이미지 대조 등 안면인식 기술이 발달하면서 간단한 사진 한 장으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게 됐습니다.강아지 '비문인식'을 사용할 수 있는 분야는 굉장히 많습니다.
특히 반려동물을 잃어버리거나 펫 보험 가입 시에 활용 가능합니다. 국내에서는 반려견 유실 등을 막기 위해 2014년부터 반려동물 등록제를 의무화하고 있는데 등록을 위해 외장형 목걸이나 내장형 칩 삽입을 해야 해 번거로운 편입니다. 앞으로 강아지 비문인식이 보편화되고 데이터를 잘 관리하면 잃어버린 강아지도 쉽게 찾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거꾸로 보험회사 입장에선 견주들의 강아지를 이용한 '보험사기'를 막을 수 있습니다. A라는 강아지로 보험을 가입해놓고 그와 생김새가 유사한 강아지가 다쳤을 때 보험금을 타려고 하는 시도를 예방할 수 있는 것입니다.
강아지 '비문인식'을 개발한 메그비의 주요 고객은 알리바바, 화웨이, 앤트그룹, 레노버, 중국 공안부, 자오상은행, 화룬그룹 등 정부 부처와 은행, 기업들입니다. 그렇다보니 비문인식 관련 B2C(기업·소비자 간 거래) 상품을 내놓은 곳도 있습니다.
알리페이는 지난달 비문 인식 기술을 활용해 반려동물을 위한 '펫보험 서비스'를 출시했습니다. 가입 절차는 간단합니다. 알리페이 앱을 통해 강아지 또는 고양이 코를 촬영하고 이름, 나이 등 기본 정보를 입력하면 됩니다. 펫 보험은 만 3개월 이상 10세 이하의 건강한 반려동물을 대상으로 가입을 받고 있으며 가격은 199위안~799위안(약 3만4000원~13만6000원)입니다.알리페이는 전국 6000개가 넘는 병원과 손잡고 1회당 최고 2000위안(약 34만원)에 해당하는 펫보험금을 지급한다고 합니다. 보상 청구시 반려동물 코주름 사진을 등록하면, 기존 등록 정보와 일치하는지 확인하고 의료비를 지급받을 수 있다고 합니다.
중국의 반려동물 시장은 최근 급성장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시장 조사기업인 유로모니터 인터내셔널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반려동물 수는 1억8850만 마리로 전년 대비 10% 증가해 사상 처음으로 미국을 제쳤습니다. 반려동물 호텔, 미용, 장례식장 등 관련업계 규모도 지난 3년간 60%나 성장하면서 290억달러(약 34조원) 규모로 커졌습니다.
하지만 이에 비해 중국의 펫 보험 가입률은 미미한 수준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반려동물 1000만 시대를 맞은 한국 역시 펫 보험 상품도 많이 없을 뿐더러 가입률도 높지 않다고 합니다. 앞으로 반려동물 '안면인식'을 잘 활용하면 강아지를 잃어버리거나 병을 앓고 있을때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