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걸으며 동백꽃도 피고 지고 울고 웃었네~ '엘레지 여왕'의 노래 6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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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차영의 유행가 '시대의 하모니'
(25) 이미자의 내 노래 내 사랑 그대에게
김소엽 작사·장욱조 작곡·2019년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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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 황혼 길에/ 잠시 멈춰 회상해 보니/ 지금까지 걸어 온 길/ 감사한 일뿐이어라/ 아팠던 순간조차도/ 황혼 길에 붉게 물들면/ 내 노래가 피어나는 향기로운 꽃과 같아라// 우리의 눈물은 이슬 되어/ 꽃밭에 내리고/ 우리의 아픔은 햇빛 되어/ 꽃을 피웠네/ 아~ 이 역사의 뒤안길을 함께 걸으며/ 동백꽃도 피고 지고 울고 웃었네.(가사 일부)이미자는 60년간 유행가만 불렀다. 1941년생, 엘레지의 여왕. 그녀는 데뷔 60주년 기자회견에서 “술집에서 젓가락 두드리며 부르는 노래라는 꼬리표가 평생 따라다녔고, 서구풍 노래로 바꿔볼까 하는 유혹도 있었지만 꾹 참고 견뎠다”며 전통가요를 지켜낸 자부심도 밝혔다. 그녀는 1958년 HLKZ(KBS) TV 콩쿠르 예능 로터리에서 1등을 하며 작곡가 나화랑(1921~1983, 본명 조광환, 김천 출생, 고려성의 친동생)의 눈에 띄었다. 한국에 TV가 흑백으로 방영되기 시작한 지 2년째였다. 이듬해 나화랑 작곡, 반야월 작사 ‘열아홉 순정’을 불렀다. 그녀는 1990년까지 음반 560장, 노래 2000여 곡을 발표해 한국에서 가장 많은 음반과 노래를 취입한 가수로 기네스북에 등재되기도 했다. 1973년 베트남 주둔 한국군 위문공연, 2002년 평양 단독공연 등도 그녀가 남긴 최초 기록들이다. 그녀의 3대 히트곡이 금지곡으로 묶여버린 시련도 있었다. ‘동백 아가씨’는 왜색, ‘섬마을 선생님’은 표절, ‘기러기 아빠’는 청승맞은 처량함이 금지 이유였다. 그녀의 60주년 신곡 ‘내 노래 내 사랑 그대에게’는 시인 김소엽이 작사하고 장욱조가 곡을 얽었다. 50주년 공연(세상과 함께 부른 나의 노래)도 장욱조와 함께했었다. 김소엽(金小葉)의 본명은 김광자(金光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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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차영 < 한국콜마 전무·여주아카데미 운영원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