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경제 -32% 고꾸라질 때…'빅테크4'는 깜짝 실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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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디지털 전환 가속미국이 역대 최악의 분기 성장률을 발표한 30일(현지시간) 애플, 아마존,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 페이스북 등 미국 정보기술(IT) 산업을 대표하는 ‘빅테크’ 기업들이 시장의 기대를 훌쩍 뛰어넘는 실적을 내놨다. 이날 발표된 미국의 올 2분기 경제성장률은 -32.9%(전분기 대비 연율 기준)로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1947년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CNBC방송은 “빅4 기업이 좋은 실적을 내놓으면서 주가가 일제히 상승했다”며 “이들 기업의 시가총액은 불과 몇 시간 만에 2000억달러가량 늘었다”고 보도했다.
아마존, 매출 40% 순익 100%↑
애플, 스마트폰업계 나홀로 성장
1주당 100弗로 액면분할 결정
구글·페북도 월가 전망치 웃돌아
애플, 주식 분할…아마존, 최대 이익
애플은 지난 2분기 매출 596억8500만달러, 순이익 112억53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1%, 12% 증가했으며 모두 월가의 추정치를 넘었다. 주력 상품인 아이폰 매출은 264억2000만달러로 시장 예상보다 40억달러가량 많았다. 로이터통신은 “올 2분기 세계 스마트폰 시장이 위축된 가운데 전년 동기 대비 성장세를 보인 업체는 애플이 유일하다”고 보도했다.애플이 새 성장동력으로 지목한 콘텐츠 등의 사업 매출은 15% 증가해 131억6000만달러를 기록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불확실성의 시대에도 애플 제품과 콘텐츠가 사람들의 삶에서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줬다”며 “재택근무와 온라인 수업 전환 등이 실적을 이끌었다”고 말했다. 그는 “새 학기가 다가오면서 맥, 아이패드 사업 등이 혜택을 볼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애플은 이날 주식 1주를 4주로 나누는 주식 분할을 이사회에서 승인했다고 발표했다. 창립 이후 네 번째 주식 분할로 현재 380달러 수준인 애플 주가는 액면 분할을 통해 100달러 선으로 낮아진다. 회사 측은 “일반투자자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로 액면 분할한 주식 거래는 8월 31일부터 시작된다”고 설명했다. 액면 분할로 추가 주가 상승 여력이 확보됐다는 분석이 나온다.아마존은 창립 이후 최대 이익을 냈다. 매출 889억1200만달러, 순이익 52억43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40%, 100% 증가했다. 온라인 부문 매출은 459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48% 증가했다. 웹 서비스 매출은 108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9% 늘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사람들의 온라인 쇼핑 의존도가 높아져 관련 매출이 급증했고, 화상회의 업체 줌이 큰 인기를 누리면서 관련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아마존웹서비스(AWS)의 수익도 늘어났다.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CEO는 “이번 분기는 매우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코로나 속 2분기 실적 고공행진
구글의 모기업 알파벳은 미국 증시 상장 이래 처음으로 매출이 감소하는 부진을 보였지만 월가의 기대치는 넘어섰다. 알파벳의 2분기 매출과 순이익은 각각 382억9700만달러와 69억59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 30% 감소했다. 알파벳은 2분기 구글 클라우드에서 43%의 매출 성장을 이뤘고, 광고 사업도 개선됐다고 밝혔다.페이스북은 매출 186억8700만달러, 순이익 51억78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11%와 98% 증가한 성적을 내놨다. 페이스북도 코로나19 확산 속에 온라인 서비스 수요가 늘어나며 월간 이용자 수가 1분기 26억 명에서 2분기에는 27억 명으로 증가했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와츠앱 등 이 회사 서비스를 쓰는 사람은 30억 명 이상으로 늘었다. 다만 최근 글로벌 기업들의 잇따른 페이스북 광고 중단으로 3분기 광고 매출 증가율은 10% 수준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다.생활용품회사 P&G도 코로나19 사태에 생필품 수요가 늘며 매출이 증가했다. P&G는 소독제와 비누, 세정제, 세제 등의 판매 증가에 힘입어 2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 증가한 177억달러를 기록했다. 운송업체 UPS 역시 코로나19에 따른 주문량 폭주로 매출이 전년 대비 13% 증가했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