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틱톡' 금지에 中 반발…"美, 전세계서 신뢰 잃는 자멸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틱톡의 미국 내 사용을 금지하겠다고 밝히자 중국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중국 정부와 관영 언론들은 "미국이 기술을 정치화하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자매지인 글로벌타임스는 2일 "미국 정부가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와 ZTE를 탄압한 것처럼 중국인이 설립한 첨단기술 기업을 다시 겨냥하고 있다"며 "이는 미국이 세계 시장에서 독점적인 지위를 강화하려는 시도"라고 주장했다. 이어 "틱톡은 미국법을 엄격히 준수하고 있는데도 미국 시장에서 큰 불확실성에 직면했다"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사태에 대응을 망친 트럼프 행정부가 책임을 중국으로 떠넘기려는 시도"라고 지적했다. 이 매체는 "기술을 정치화하는 것은 미국의 경쟁력을 약화시킬뿐 아니라 미국 소비자의 이익도 침해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신경보도 "미국 내 틱톡 금지가 현실화된다면 미국은 세계 기업들에게서 신뢰를 잃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신경보는 트럼프 대통령이 틱톡을 금지하는 이유가 합당하지 않고 미국 대선을 위해 이유 없이 중국 기업을 제재하고 있다며 "이번 조치는 미·중 관계를 더욱 악화시킬뿐 아니라 미국에 대한 신뢰를 스스로 떨어뜨리는 자멸수가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니우신춘 중국 현대 국제관계연구원 중동 연구소장은 "미국은 틱톡을 금지할 합당한 이유를 들지 못하고 있다"며 "틱톡이 대체 미국 국가안보에 어떤 피해를 끼치는지 아무런 근거도 없는 상황에서 틱톡을 금지하겠다는 건 명백한 정치적 행위"라고 꼬집었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가 틱톡을 금지하는 가장 큰 이유는 중국 기술 관련 산업을 제재해 이 분야에서 중국의 영향력을 크게 줄이려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베이징=강동균 특파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