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시장 '패닉바잉'…중소형 빌딩시장으로 옮겨붙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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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이후 중소형 빌딩 거래가 늘었다. 20억~50억원가량의 서울권 매물 위주다. 입지와 가격, 수익률 면에서 ‘A급’보다는 ‘B급’ 매물 거래가 많았다. A급 매물은 늘 희소성이 높다. 시장에 나오면 단기간에 사라진다. 최근엔 A급은 물론 매각까지 수개월에서 수년이 걸리던 B급 매물 소진 속도도 빨라졌다.

이유는 간단하다. 서울 아파트 시장에서 중소형 빌딩 시장으로 투자 수요가 넘어오고 있는 것이다. 시장금리 인하로 대출을 통해 부동산을 구입하려는 사람이 많아졌고, 서울 아파트에 패닉 바잉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그런데 7·10 대책으로 아파트 양도세는 최고 72%, 종합부동산세는 6%, 취득세는 12%로 세율이 높아졌다. 무주택자가 아닌 이상 주택을 구입하기 어려워졌다. 과열 양상을 보이던 서울 집값도 대책 직후엔 다소 안정을 찾았다.결과적으로 주택시장을 강하게 누르니 풍선효과가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 나타난 것으로 여겨진다. 그런데 오피스텔, 구분등기 상가, 지식산업센터 등 다양한 상업용 부동산 중에서 중소형 빌딩 시장이 먼저 반응한 이유는 뭘까. 시세차익을 올릴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 아파트를 대체하기 가장 적합하기 때문이다. 지난 40여 년 동안 강남 아파트와 빌딩 및 토지 가격은 약 30~40배 정도 오르며 비슷한 상승세를 나타냈다.

중소형 빌딩은 상업 및 업무 용도로 이용된다. 세금 측면에서도 아파트에 비해 유리하다. 종부세는 토지 공시지가가 80억원을 넘어야 납부한다. 부동산이 많다고 해서 양도세가 중과되지도 않는다. 아파트에 비해 임대수익률도 높다. 최근 하락세라고는 하나 여전히 서울 상가의 평균 임대수익률은 연 3.5% 정도로 아파트(연 1.5%) 등에 비해 높다.

최근 중소형 빌딩 구입에 관심을 갖는 사람이 늘었다. B급에서 대안을 찾는 수요가 나타나고 있다. 처음엔 A급을 노리고 시장에 나서지만 가격도 부담스럽고, 정보도 적기 때문이다. 이렇게 찾은 B급 매물이 A급에 비해 자산가치가 무조건 낮다고 할 수 없다. 주식, 아파트 시장에선 B급은 A급 못지않게 선전할 때가 있다.
서울 등 대도시의 중소형 빌딩 강세 국면은 적지 않은 기간 계속될 전망이다. 주택시장 규제에 따른 시장 환경을 볼 때 중소형 빌딩은 투자자의 기대를 고루 충족시켜 줄 수 있는 중요한 선택지로 여겨진다.

신정섭 <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팀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