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 물건 고르면 자동결제…'미래형 편의점' 열었다

GS그룹은 디지털 전환을 통해 ‘일하는 방식의 혁신’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을 추구하는 등 전사적인 디지털 역량 강화에 나서고 있다. 허태수 GS그룹 회장도 ‘변화에 대응할 유일한 수단은 디지털 혁신’이라고 판단하고 취임 이후 그룹 차원의 디지털 전환을 직접 진두지휘하고 있다.
소비자가 QR코드를 찍고 GS리테일의 미래형 편의점 GS25 을지스마트점에 들어서고 있다. GS 제공
허 회장은 지난 6월 임병용 GS건설 부회장, 허연수 GS리테일 부회장 등 그룹 고위 임원 3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GS임원 포럼’에서 “초경쟁 시대를 이겨낼 핵심 경쟁력은 고객의 니즈를 얼마나 세밀하게 파악하고 대응하느냐에 달렸다”며 “디지털은 이를 가능케 하는 도구이고, 디지털 기술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사업 혁신을 도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에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재택근무, 비대면 회의 등 일하는 방식의 변화가 생기고 있다”며 “디지털 도구를 비롯한 협업 시스템을 적극 활용해 새로운 업무 환경과 유연한 조직문화의 혁신을 이끌어 달라”고 당부했다.허 회장의 주문에 따라 GS그룹의 전 계열사는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Software as a Service) 기반의 협업 솔루션을 도입했다. 디지털 도구를 바탕으로 업무의 효율성을 높이고 다른 계열사와의 소통도 더 유연해졌다. 비디오 콘퍼런스 장비 및 시스템으로 계열사 간 화상 회의와 전문가 강의도 한다. GS그룹은 직원 개개인의 디지털 업무 능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태블릿 PC를 지급하고 임직원들에게 활용법을 수시로 교육하기도 한다. 주력 계열사인 GS칼텍스는 지난해 12월부터 ‘디지털 전환 마스터 플랜 수립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올초에는 경영혁신 부문에 디지털 전환을 전담하는 팀을 신설했다.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GS그룹은 지난달 그룹 오픈 이노베이션 커뮤니티 ‘52g’를 출범했다. 스탠퍼드 혁신·디자인 연구센터와 함께 기획, 운영하는 52g 교육과정은 ‘디자인 사고’ ‘디지털 전환’ ‘실리콘밸리의 혁신 방법론’ 등 다양한 주제의 강의로 이뤄져 있다. 현지 연사들이 웹 세미나 형태로 강연하면 직원들은 실시간으로 들으며 질문을 주고받을 수 있다.

디지털 전환으로 GS그룹의 사업 고도화도 이끌고 있다. GS칼텍스는 지난달 GS리테일의 편의점 GS25와 함께 국내 최초 드론 배송 서비스를 시연했다. 9월부터는 제주도에서 월 2회 시범 운영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코로나19를 계기로 비대면 서비스 수요가 증가하면서 향후 드론 배송 서비스를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GS리테일은 지난 2월 디지털 기술을 접목한 미래형 편의점도 개점했다. 총 34대의 딥러닝 스마트 카메라가 고객의 행동을 실시간 인식하고 진열대에 장착된 300여 개의 무게 감지 센서가 고객이 구매하는 물품의 수량을 감지한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