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개콘' 폐지…개그 보릿고개, '부코페'로 타파할까(종합)

부코페, 올해에도 부산에서 진행
8회째 명맥 이어온 부코페

해외 팀은 영상으로 참여
개그맨들 "코로나19 상황이지만…최선 다할 것"
"올해 코로나19로 공연 업계 모두 힘든 상황인 걸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힘들 수록 코미디가 힘이 돼야 하는 거 아니겠습니까. 힘든 상황에서도 웃음을 줄 수 있도록 이번 행사를 고민 끝에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개그맨 조윤호가 3일 서울시 마포구 상암동 스탠포드호텔에서 진행된 제8회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이하 '부코페') 기자회견에서 비장한 각오를 담아 인사말을 전했다. 이후 공개된 홍보곡 '웃으면 복이와요'는 젊은 개그맨들을 비롯해 유재석, 김구라, 김국진, 박미선, 이영자, 김준호 등 국내를 대표하는 코미디언들이 총출동해 '부코페'를 응원했다. "일상에 지친 그대 놀러와요"라고 제안하면서 코로나19 속에서도 웃음을 이어가겠다는 희극인들의 의지를 드러냈다.

또한 홍윤화, 김원효 등이 JTBC '부부의 세계'를 패러디한 '부부의 세 개'를 선보이며 기대감을 끌어올렸다.

칼을 갈고 나온 듯한 각오를 숨기지 않았던 개그맨들이었다. '코미디는 계속 되어야 한다'는 그들의 각오가 '부코페'에서 어떻게 선보여질까.

2020년, 이보다 더 힘들 수 없었다



코로나19로 모두가 힘든 상황이었지만, 개그계는 올해 유달리 힘들었다. 21년 동안 공개 코미디의 산실이라고 불렸던 KBS 2TV '개그콘서트'가 지난 6월 6일 폐지됐고, 그 와중에 마지막 연습을 위해 모였던 장소에서 불미스러운 일도 발생했다. 연이은 비보에 코미디언들도 충격을 금치 못했다고.

코로나19로 대학로, 홍대 등에서 진행됐던 공개 코미디 공연들도 직격탄을 맞았다. 수년동안 입소문을 타며 코어 팬층을 탄탄히 형성했던 공연들마저 위기를 겪었다. 부코페 현장 곳곳에서도 어려움에 대한 솔직한 고민이 터져나왔다. 김준호는 "웃음이 사라져서 그런지 개그 프로그램들도 많이 폐지됐다"고 말했고, "신인 개그맨들이 설 자리가 많이 줄어들었다"며 "이번 '부코페'를 통해 이들의 활약이 널리 알려졌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숨기지 않았다.

"코미디는 계속 돼야 한다"

'개콘' 1회부터 활약했던 개그맨 박성호는 MBC '라디오스타'에서 화제를 보였던 '요들뽕'을 선보이면서 '부코페'에 대한 기대감을 끌어 올렸다. 박성호는 "100% 라이브"라고 강조하면서 여유있는 무대 매너로 박수를 받았다. 박성호의 특별공연과 같은 다채로운 웃음을 선사하겠다는 계획이다. '전기수의 목(욕)쇼'부터 관객 소통으로 사랑 받았던 '쇼그맨', 유튜브 111만 구독자를 조유하고 있는 '동네놈들', 박미선과 김성은, 권진영의 '여탕show', 슬랩스틱 코미디 끝판왕 '옹알스' 등 아이디어로 중무장한 라인업이 공개됐다.

'쇼그맨' 김원효는 "올해로 6년이 됐는데, 지난해까진 해외를 돌며 교민 분들에게 웃음 드렸고, 올해 최다 공연 기록도 세웠다"며 "'부코페'에서, 제 고향 부산에서 큰 웃음을 드리고 싶다"는 각오를 전했다.

옹알스 측은 "이번에 감염을 막기 위해 10년 만에 포맷을 변경했다"며 "새로운 소품을 제작하고, 열심히 연습하고 있다"면서 새로운 방식으로 관객 호흡을 예고해 기대감을 고조시켰다.

"코로나19, 조심하겠다"

비말 감염을 최소화 하기 위해 자동차 극장 형태의 코미디 공연 '코미디 드라이빙 씨어터'와 학교 방송반으로 출격하는 '코미디 스쿨어택'을 준비했다. 모두 비대면으로 진행되는 만큼 편안하게 공연을 즐길수 있도록 해, 거리는 멀어도 마음은 가까이에서 소통하는 축제의 장을 만들 예정이다.

'까브라더쇼' 곽범은 "자동차 안에 계신 분들을 웃겨야 하는 미션을 받았다"며 "와이퍼, 하이빔, 빵빵이로 반응 부탁드린다"고 당부하며 코로나19 상황이지만 새로운 웃음을 좋겠다는 의지를 전했다.

집행위원장인 김대희는 "'부코페'가 8회를 맞이해 개인적으로 영광이면서도 코로나19로 힘든 상황"이라며 "최대한 안전하게, 방역에 힘쓰겠다"고 전했다.
김준호는 "올해 하냐 안하냐도 집행부에서 많이 고민했고, 부산시와도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며 "어려울수록 웃음을 주기 위해 개최를 해야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그래서 '코미디는 계속되야한다'는 슬로건을 걸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부코페'는 국내 최대 코미디 축제로 회를 거듭하면서 아시아 대표 페스티벌로 자리잡았다. 국내 최정상 코미디언들이 대거 참여하는 이번 개막식은 객석을 비운 무관중으로 진행, 최소 참석 내빈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준수할 예정이다.

뿐만 아니라 코로나19 확산으로 웃음에 목말라 있는 국민들을 위로하기 위해 다양하고 수준높은 코미디 공연과 부대 행사로 찾아갈 전망이다. 올해엔 6개국 28개팀이 참여했다. 해외에서 참여하는 4개 팀은 영상으로 동참했다. 한편 부코페는 오는 21일부터 30일까지 열흘 동안 부산 영화의 전당 야외극장과 수영 요트 경기장 등에서 펼쳐진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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