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덱스펀드의 창시자 존 보글이 ETF를 반대한 '진짜' 이유 [주코노미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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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지수펀드(ETF)의 모태는 인덱스펀드다. 주식을 골라내지않고 지수 전체에 투자하는 인덱스펀드를 거래소에 상장시켜 주식처럼 사고팔 수 있게 한 것이 ETF의 시작이다. 그런데 인덱스펀드의 창시자로 알려진 존 보글 전 뱅가드그룹 회장은 ETF를 반대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인덱스펀드는 평생을 보유하는 포트폴리오’라고 극찬한 존 보글 회장이 대표적 인덱스펀드인 ETF를 과연 정말 반대했을까. 반대했다면 이유는 무엇일까. 인덱스펀드의 시초는 뱅가드인데 인덱스펀드를 상장시킨 ETF는 왜 스테이트 스트리트 글로벌 어드바이저스(SSGA)에서 나왔을까. 최초의 ETF를 만든 사람은 미국증권거래소(AMEX) 파생상품 사업에서 신상품 개발 담당자로 일하는 네이트 모스트였다. 네이트 모스트의 역할은 AMEX에서 신상품을 개발하는 것. 그에게는 거래량을 늘리기위한 새로운 상장 상품이 필요했다.
ETF의 개념을 구상한 네이트 모스트는 ETF가 나오기 1년 전인 1992년 초, 뱅가드 본사인 펜실베니아주 벨리 포지의 존 보글 회장을 찾아갔다. 네이트 모스트는 그 자리에서 뱅가드의 S&P500 인덱스펀드의 새로운 구조를 제안했다. 하루 종일 실시간으로 인덱스펀드를 거래할 수 있게 해주는 ETF가 그것이다. 네이트 모스트는 확신에 찬 목소리로 인덱스 펀드가 거래소에서 개별 주식처럼 거래될 수 있다면 새로운 투자자를 유인할 수 있다고 존 보글 회장을 설득했다. 존 보글 회장은 거절했다. ‘하루 종일 실시간으로 거래, 일일 유동성 보장’ 이라는 ETF의 핵심 아이디어가 존 보글 회장의 투자 철학과 맞지 않았기 때문이다.
존 보글은 왜 ETF를 반대했을까
존 보글 회장이 ETF의 탄생을 반대한 이유는 ETF가 잦은 매매를 하는 단기 투자를 유발한다고 봤기 때문이다. 존 보글 회장은 ETF가 시장 전체를 추종하는 저보수 구조인 만큼 ETF 투자 자체가 잘못된 것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대신 잦은 ETF 매매에서 발생하는 세금과 매매 비용이 최종 수익률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봤다. 존 보글 회장은 단기적 투자자는 지는 게임, 장기적 투자는 효과가 검증된 승자의 게임이라고 생각했다.존 보글 회장은 이후 자서전에서 "네이트 모스트의 이러한 제안은 놀라운 것이었으며 혁신적이었다"고 회고했다. 존 보글 회장은 ETF가 잦은 매매를 유도한다는 이유로 제안을 거절하면서도 몇 가지 수정사항을 네이트 모스트에 조언하기도 했다.네이트 모스트는 이후 새로운 파트너인 SSGA와 손잡고 1993년 최초 ETF인 SPDR S&P500 ETF를 내놨다. SPRD은 ‘Standard & Poor’s depositary receipts(SPRD)’, S&P500인덱스의 예탁증권의 약자다. SSGA가 이를 ETF 브랜드명으로 쓰기 시작하면서 SSGA의 ETF에는 스파이더(SPDR) 라는 별명이 붙었다.
투자 대가로부터 배우는 ETF 투자 전략
국내 ETF거래대금은 2016년 194조원에서, 17년 237조원, 18년 356조원, 19년 327조원, 올해 7월 10일까지 520조원으로 갈수록 늘고 있다. 대부분은 레버리지, 인버스, 원유ETF 등 매매형 상품의 거래가 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거래대금 상위에 있는 ETF들의 수익률은 낮다. 국내 대표지수 레버리지는 올들어 약 -8%, 인버스 2X는 -18%, 원유 또한 약 -70% 수준이다. 수익률 상위는 소프트웨어, 헬스케어, 게임, 2차 전지 등 테마형 ETF가 차지하고 있다. 투자 대가들은 어떻게 ETF를 활용할까. 워런 버핏은 뉴턴의 운동법칙에 비유해 장기투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버핏이 말하는 제4의 운동법칙은 '투자 세계에서는 운동이 증가할수록 수익은 감소한다’는 것이다. 불필요한 비용인 세금과 매매 수수료를 발생시키는 단기투자를 피하라는 조언이다.존 보글 회장은 '모든 주식을 소유하라'는 점을 강조햇다. 보글이 주장하는 인덱스 전략의 핵심은 종목을 선별하지 않는 것이다. 새롭게 성장하는 산업에 투자할 때는 특정 기업이 아닌 관련 테마의 모든 주식을 ETF를 통해 한번에 소유하는 것이 현명한 투자라고 주장했다.
워런 버핏은 "시장가격이 때로는 본래 가치보다 높을 수도 있지만 결국은 본래 가치에 수렴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클라우드 전기차 바이오 등 혁신 기업 주가가 당장 한 달 뒤 오를 지는 알 수 없다. 일시적으로 저평가되거나 고평가되었을 수도 있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이들 산업이 계속해서 성장할 것이라는 점이다. *전체 내용은 재테크 전문 채널 주코노미TV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기획=주코노미, TIGER ETF
총괄=조성근 디지털라이브부장
글·출연=김승현 미래에셋자산운용 글로벌ETF마케팅 팀장
진행=나수지 기자
촬영·편집=김인별 PD
제작=한국경제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