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大魚' 카카오게임즈, 최대 3840억 공모

희망 공모가 2만~2만4000원
상장 후 시총 1조7000억대 달할 듯

카카오 자회사 첫 IPO
금감원에 증권신고서 제출

26~27일 기관 대상 사전 청약
다음달 1~2일 일반청약 거쳐
9월 11일 코스닥 상장 예정
카카오의 자회사 중 기업공개(IPO) 첫 주자로 나선 카카오게임즈가 최대 3840억원을 공모한다. 올 하반기 코스닥시장에 상장하는 업체 중 최대어가 될 전망이다. SK바이오팜이 달궈놓은 공모주 시장의 열기가 여전히 뜨거운 데다 유통시장에서도 게임 등 비대면 관련 종목의 인기가 지속되자 카카오게임즈가 서둘러 공모 절차를 밟기로 한 것으로 분석된다.

낮은 공모가에 흥행 예고

카카오게임즈는 3일 상장 세부 내용을 담은 증권신고서를 금융감독원에 제출했다. 주당 희망 공모가 범위는 2만~2만4000원(액면가 100원)이다. 공모가 범위를 기준으로 한 카카오게임즈의 상장 후 시가총액은 최대 1조7569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 회사는 상장하는 전체 주식(7320만 주)의 21.9%인 1600만 주를 기관과 일반투자자에게 배정했다. 오는 26~27일 수요예측(기관투자가 대상 사전청약)을 통해 공모가를 확정한 뒤 다음달 1~2일 일반청약을 받아 9월 11일 상장할 예정이다. IPO 대표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과 삼성증권이다. 3일 기준 장외시장에서 카카오게임즈의 주식이 주당 6만원에 거래되고 있는 만큼 상장 후 상승여력을 고려해 공모가 범위를 할인해 정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카카오게임즈가 상장 후 주가 흐름이 부진할 경우 카카오페이지 등 기업공개를 위해 대기 중인 다른 카카오 자회사들에 대한 투자심리가 얼어붙을 수도 있다”며 “이 점을 충분히 반영해 공모가를 산정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배틀그라운드’ 인기 딛고 IPO

2013년 ‘엔진’이란 이름으로 설립된 카카오게임즈는 2016년 4월 다음게임을 흡수합병한 뒤 같은 해 7월 사명을 현재 이름으로 변경했다. 모바일게임과 PC게임의 유통과 배급을 주요 사업으로 하고 있다. PC 게임 중 대표작은 ‘플레이어 언노운 배틀그라운드(PUBG)’다. 이 게임 개발사인 크래프톤이 지난 1분기 영업이익 3524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냈을 만큼 올 들어 배틀그라운드의 인기가 뜨겁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외부활동이 줄고 집에서 혼자 게임을 즐기는 사람들이 늘며 실적도 따라 좋아졌다는 설명이다. 모바일게임 시장에선 이 회사가 지난달 새로 내놓은 ‘가디언 테일즈’의 반응이 돋보인다. 출시 후 보름 만에 구글 플레이스토어 매출 5위를 기록했다.한 IB업계 관계자는 카카오게임즈의 이번 상장 일정을 두고 “상장 철회 후 절치부심 끝에 적기를 노렸다”고 평가했다. 카카오게임즈는 2018년 코스닥시장 상장 승인을 받았으나 감리 문제에 발목이 잡혀 상장을 자진 철회했다. 감리 문제 외에도 2018년엔 배틀그라운드가 해킹 이슈 등으로 인기가 시들해져 기업가치를 높게 인정받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상장을 처음 시도했던 2018년과 비교하면 올해가 IPO를 추진하기 훨씬 유리한 환경이란 얘기다.

카카오게임즈는 올해 1분기 매출 964억원, 영업이익 127억원, 순이익 109억원을 냈다. 최대주주는 카카오(상장 전 기준 59%)로, 주요 투자자는 2018년 2월 1400억원을 투자한 텐센트(5.6%), 넷마블(5.6%) 등이다. 카카오는 카카오게임즈를 시작으로 카카오페이지, 카카오커머스, 카카오뱅크 등의 기업공개를 순차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