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이 있는 아침] 뉴욕 걸 - 김종학 'Untitl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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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설악산 풍경과 꽃 그림으로 유명한 김종학 화백(83)이 인물화를 즐겨 그렸던 때가 있었다. 1977년 뉴욕에 갔을 무렵이었다. 그는 이렇게 회고했다.
“길에서 스쳐 지나간 사람, 지하철에서 마주보고 서 있던 사람들 중 기억에 남은 사람들을 집에 와서 그리곤 했다. 다양한 인종의 얼굴과 모습이 흥미로웠다. 미술관에 가서 그림을 보는 것만큼이나 사람들을 지켜보는 것이 좋은 공부가 됐다.”김종학의 인물화는 특정한 누군가가 아니라 그의 마음에 새겨진 얼굴이다. 자연을 보고 드로잉을 하지만 그림을 그릴 땐 드로잉을 보지 않는다. 그의 작품은 마음에서 기인한다.
부산의 ‘조현화랑 해운대’에서 그의 초상화 작품을 집중 조명하는 개인전이 열리고 있다. 1977~1989년에 그린 초기 인물 드로잉 28점과 신작 41점을 선보이는 자리다. 젊은 흑인 여성을 그린 이 작품에선 흑과 백으로 처리한 인물 바탕에 하얀색 선글라스와 붉은 입술, 빨강 노랑 보라 파랑의 목걸이만으로 멋스러움을 제대로 살렸다. 전시는 오는 30일까지.
서화동 선임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