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텐센트·아이치이, 넷플릭스 겨냥…"韓 드라마 쇼핑, 오리지널 제작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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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격적으로 협상 가동"중국의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들이 글로벌 확장을 예고하면서 한국 콘텐츠를 공격적으로 구매하려는 모양새다.
방영작 물론 '오리지널 콘텐츠'까지 논의
"글로벌 서비스 중심, 韓 콘텐츠" 예상
4일 한경닷컴 취재 결과 중국의 인터넷서비스 전문업체인 텐센트가 최근 지분 비율을 높인 아이치이(IQiyi)를 통해 한국의 히트 드라마, 예능 프로그램들을 구매하기 위해 긴밀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최근 대형 한류 스타와 스타 작가, 연출자의 만남으로 화제가 됐던 작품 역시 오리지널 콘텐츠로 제작을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작품은 국내에서 처음 도입되는 초대형 세트 구축 등 블록버스터 영화를 능가하는 제작비로 국내 방송사는 물론 넷플릭스에서도 난색을 표했지만, 글로벌 서비스 확장을 계획 중인 아이치이 측과 긍정적으로 협의를 진행하면서 내년엔 선보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한 관계자는 "중국의 텐센트·아이치이의 움직임이 굉장히 적극적인 건 사실"이라며 "당장 중국에서 틀겠다는 의도가 아닌, 글로벌 서비스를 위해 콘텐츠를 확보하기 위한 차원에서 한국의 히트작들에 대해 우선적으로 구매 의사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텐센트는 중국을 대표하는 IT 기업이다. 중국판 카카오톡인 위챗 뿐 아니라 중국 내 가장 큰 포털과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도 운영하고 있다. 지난 달에는 페이스북 시가총액까지 넘어섰다. 아이치이는 바이두 투자로 만들어진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전문 플랫폼이다. 2013년 SBS '별에서 온 그대'를 중국에 독점 공급하면서 단숨에 시장의 중심에 자리잡았고, 2018년엔 미국 나스닥에 상장했다. 이후 자체 제작 콘텐츠까지 선보이면서 '중국판 넷플릭스'로 불리고 있다.
텐센트가 아이치이를 인수한다는 소식은 불거진 후, 텐센트가 자사의 텐센트비디오와 아이치이를 합쳐 넷플릭스에 버금가는 거대한 글로벌 OTT 플랫폼을 선보이리란 기대감이 흘러나왔다.
뿐만 아니라 아이치이가 지난달 초 넷플릭스에서 동남아 각국 정부와 교섭을 담당하던 임원을 새로 영입했다는 보도가 나왔고, 텐센트는 아이치이에 이어 동남아판 넷플릭스로 불리던 말레이시아의 아이플릭스(IFlix)까지 인수하면서 글로벌 OTT에 대한 계획을 숨기지 않았다.이후 텐센트·아이치이가 동남아시아 지역을 선점하기 위해 "아시아권에서 경쟁력이 높은 한국 콘텐츠에 관심을 보이지 않겠냐"는 관측이 나왔고, 이는 현실이 됐다.
다만 최근 방영된 인기작들의 경우 타 OTT와 계약이 복잡하게 얽혀 있는 경우가 많아 풀어야 할 숙제도 여럿이라는 게 공통된 증언이다. 그럼에도 넷플릭스와 웨이브, 카카오M 정도였던 국내 OTT 플랫폼에 텐센트·아이치이가 등판하면서 "시장이 커졌다"는 기대감도 흘러나오고 있다.
한 방송 관계자는 "지금의 방송 환경에서는 콘텐츠를 수출하지 않고는 수익을 내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콘텐츠를 판매할 수 있는 대형 창구가 하나 더 만들어 진 건 반가운 일"이라고 전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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