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포터·햄타로 등 인기 캐릭터가 태국 반정부 집회에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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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정부 메시지 전달에 활용…"억압적 정치환경 영향" 해석도 태국 젊은 층이 주도하는 반정부 집회에 해리포터와 햄타로 등 인기 대중문화 캐릭터가 잇따라 등장해 눈길을 끌고 있다. 4일 AFP 통신 등 외신과 현지 언론에 따르면 전날 저녁 방콕 시내 민주주의 기념탑 앞에서는 학생 등 젊은 층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반정부 집회가 열렸다.
지난달 18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비상사태 이후 처음으로 2천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방콕 시내에서 열린 반정부 집회의 연장 선상으로, 반정부 인사 탄압 중단·의회 해산·군부가 제정한 헌법 개정 등을 요구했다.
이날 집회는 마법사 세계를 다뤄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끈 소설 및 영화 '해리포터'를 주제로 했다. 일부 참석자들은 해리포터 시리즈에 나오는 주인공으로 분장하고 "태국의 민주주의를 위한 마법을 걸겠다"고 다짐했다고 언론은 전했다. 이전 반정부 집회에서는 참석자들이 일본 애니메이션 캐릭터인 햄타로를 등장시켰다.
햄타로가 부르는 주제가를 개사해 정부를 비판한 것이다. 예컨대 "가장 맛있는 음식은 해바라기 씨"라는 가사를 "가장 좋아하는 음식은 납세자의 돈"이라며 정부와 군부 등 기득권층이 국민의 세금을 낭비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2주 넘게 이어지는 반정부 집회에서 참석자들은 또 '세 손가락 인사'를 꾸준히 선보이고 있다.
검지, 중지, 약지를 펼쳐 하늘 위로 향하게 하는 것인데, 2012년 영화 '헝거 게임: 판엠의 불꽃'에 등장했다. 영화에서는 독재 체제에 대한 반대뿐만 아니라 대의를 위해 기꺼이 희생하고 저항하는 상징이다.
태국 젊은이들은 2014년 태국 군부의 쿠데타 당시 이에 항의하고 반대하는 표시로 이 제스처를 차용했다.
당시 네티즌들은 세 손가락이 쿠데타 반대, 민주주의, 자유를 뜻한다고 풀이했다. 영화나 애니메이션을 통해 많이 알려진 대중문화 캐릭터를 활용해 반정부 메시지를 표현하는 것은 자신들의 주장을 널리 알리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
이와 동시에 태국의 억압적 정치 상황과 연관됐다는 해석도 나온다.
시드니 대학의 에임 신펭 박사는 영국 BBC 방송에 "표현의 자유를 허용하지 않는 억압적 환경에서 오랫동안 생활해왔기 때문"이라면서 "모든 종류의 검열에 걸리지 않을 창의적인 방법을 항상 찾아야만 한다"고 분석했다. 태국은 1932년 입헌군주제 도입 이후 19차례나 군부 쿠데타가 발생했고, 그때마다 국민은 목소리를 내는데 제약을 받았다.
/연합뉴스
지난달 18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비상사태 이후 처음으로 2천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방콕 시내에서 열린 반정부 집회의 연장 선상으로, 반정부 인사 탄압 중단·의회 해산·군부가 제정한 헌법 개정 등을 요구했다.
이날 집회는 마법사 세계를 다뤄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끈 소설 및 영화 '해리포터'를 주제로 했다. 일부 참석자들은 해리포터 시리즈에 나오는 주인공으로 분장하고 "태국의 민주주의를 위한 마법을 걸겠다"고 다짐했다고 언론은 전했다. 이전 반정부 집회에서는 참석자들이 일본 애니메이션 캐릭터인 햄타로를 등장시켰다.
햄타로가 부르는 주제가를 개사해 정부를 비판한 것이다. 예컨대 "가장 맛있는 음식은 해바라기 씨"라는 가사를 "가장 좋아하는 음식은 납세자의 돈"이라며 정부와 군부 등 기득권층이 국민의 세금을 낭비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2주 넘게 이어지는 반정부 집회에서 참석자들은 또 '세 손가락 인사'를 꾸준히 선보이고 있다.
검지, 중지, 약지를 펼쳐 하늘 위로 향하게 하는 것인데, 2012년 영화 '헝거 게임: 판엠의 불꽃'에 등장했다. 영화에서는 독재 체제에 대한 반대뿐만 아니라 대의를 위해 기꺼이 희생하고 저항하는 상징이다.
태국 젊은이들은 2014년 태국 군부의 쿠데타 당시 이에 항의하고 반대하는 표시로 이 제스처를 차용했다.
당시 네티즌들은 세 손가락이 쿠데타 반대, 민주주의, 자유를 뜻한다고 풀이했다. 영화나 애니메이션을 통해 많이 알려진 대중문화 캐릭터를 활용해 반정부 메시지를 표현하는 것은 자신들의 주장을 널리 알리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
이와 동시에 태국의 억압적 정치 상황과 연관됐다는 해석도 나온다.
시드니 대학의 에임 신펭 박사는 영국 BBC 방송에 "표현의 자유를 허용하지 않는 억압적 환경에서 오랫동안 생활해왔기 때문"이라면서 "모든 종류의 검열에 걸리지 않을 창의적인 방법을 항상 찾아야만 한다"고 분석했다. 태국은 1932년 입헌군주제 도입 이후 19차례나 군부 쿠데타가 발생했고, 그때마다 국민은 목소리를 내는데 제약을 받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