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반도체 기업 SMIC, 베이징에 반도체 공장 건설

베이징시와 자본금 6조원 규모 합작법인 설립
12인치 웨이퍼 생산라인 2개 건설…반도체 자급화 속도

중국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기업인 SMIC(중신궈지)가 약 6조원을 투자해 베이징에 반도체 생산공장을 건설한다. 중국 상하이증시 상장을 통해 대규모 자금을 확보한 SMIC가 본격적으로 반도체 자급화에 속도를 내는 것으로 분석된다.4일 중국 경제전문 매체 차이신 등에 따르면 SMIC는 베이징 경제기술개발구 관리위원회와 공동으로 자본금 50억달러(약 6조원) 규모의 합작법인을 세우기로 합의했다. 합작법인은 베이징에 2개의 생산라인을 지어 28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 이상의 공정을 적용한 반도체 웨이퍼를 생산할 계획이다.

우선 1기 공사를 통해 매달 12인치 웨이퍼 10만장을 생산하는 능력을 갖춘다는 목표다. 2기 공사는 향후 시장 수요 상황을 봐가며 진행할 예정이다. 1기 공사에 투입되는 자금은 531억위안(약 9조700억원)으로 SMIC가 절반을 넘는 270억7300만위안을 우선 투자할 방침이다. 전문가들은 SMIC가 최근 세계 1위 파운드리 업체인 대만 TSMC 등 경쟁업체와의 기술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이번 투자가 SMIC 생산력 향상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2000년 상하이에 설립된 SMIC는 중국 반도체 굴기의 선봉장으로 불린다. 중국 국유 통신기업과 국유 펀드 등이 SMIC에 출자했다. 중국 정부는 2025년까지 반도체 자급률을 7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중국제조 2025' 정책의 일환으로 SMIC를 적극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미국 정부의 전방위 압박을 받고 있는 화웨이는 올 들어 TSMC에 의존해온 반도체 제조 물량을 SMIC에 몰아주고 있다.2004년 3월 홍콩 증시에 상장한 SMIC는 지난달 16일 '중국판 나스닥'으로 불리는 벤처·스타트업 전용증시인 상하이거래소의 '커창판(科創板·과학혁신판)'에 2차 상장해 462억8000만위안을 조달했다. SMIC는 조달한 자금을 연구개발과 반도체 제조 공정 업그레이드에 집중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베이징=강동균 특파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