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인텔…삼성 '반도체 매출 1위' 되찾을까

올해 삼성전자가 ‘반도체 매출 세계 1위’ 타이틀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인텔이 신제품 출시 일정을 6개월 연기하는 등 최근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다. 상반기까진 인텔 매출이 삼성전자보다 약 30% 많은 상황이지만 삼성전자가 하반기 메모리 반도체의 견조한 수요를 타고 역전할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5일 삼성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 상반기 반도체 매출은 35조8700억원이다. 지난 4일 원·달러 환율 종가(1194원10전)로 환산하면 300억3900만달러다. 인텔의 상반기 매출은 삼성전자보다 31.5% 많은 395억달러다.

2016년까지 반도체 매출 세계 1위 기업은 단연 인텔이었다. 하지만 2017년 본격화한 메모리반도체 ‘슈퍼 호황’이 삼성전자엔 영광, 인텔엔 굴욕을 안겼다. 삼성전자는 2017년 매출 612억1500만달러를 기록해 인텔(577억1200만달러)을 제치고 처음 세계 1위에 올랐다. 메모리반도체 사이클이 하강국면에 접어든 2019년엔 상황이 바뀌었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매출은 주력 제품인 D램, 낸드플래시 가격 급락의 직격탄을 맞고 512억9100만달러로 곤두박질쳤다. 시황을 비교적 덜 타는 시스템반도체가 주력인 인텔은 2019년 매출 677억5400만달러로 1위를 되찾았다. 이런 흐름은 올 상반기에도 이어지고 있다.

하반기 전망과 관련해선 삼성전자의 역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인텔의 주력 제품인 중앙처리장치(CPU)시장에서 경쟁 업체 AMD가 빠른 속도로 치고 올라오고 있어서다. 지난달 하락세로 전환한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이 이른 시점에 반등하고 스마트폰·게임기용 D램 수요가 확대된다면 삼성전자가 역전에 성공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