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앱 활용 '디지털 치료제' 우울증 재발률 낮춰"

우울증 환자에 약물치료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과 같은 '디지털 치료제'를 통한 생활습관 관리를 병행하면 재발률을 크게 낮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이헌정 교수팀은 우울증, 조울증 등 기분장애 환자 73명을 대상으로 약물치료와 디지털 치료제를 병용했을 때의 효과를 분석해 이런 사실을 확인했다고 6일 밝혔다. 디지털 치료제란 질병의 예방·관리·치료를 목적으로 하는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을 말한다.

스마트폰 앱이나 게임, 가상현실(VR) 등과 같은 소프트웨어를 약처럼 사용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번 연구에서는 스마트폰 앱과 스마트밴드를 이용해 환자의 행동 양상과 신체 리듬의 교란을 측정해 우울증과 조증의 재발을 예측하는 디지털 치료제 'CRM'(Circadian Rhythm for Mood)이 적용됐다. 연구팀은 약물치료와 디지털 치료제를 병행하는 'CRM군' 14명과 약물치료만 제공되는 '비(非)CRM군' 59명을 대상으로 1년간 기분장애 재발 양상을 추적 관찰했다.

두 군 모두 매일 스마트밴드와 스마트폰을 이용했으나 CRM군에게만 자신의 생활습관점수 및 기분변동 예측 피드백과 생활 리듬 악화에 대한 경고 알람이 제공됐다.

비CRM군에게는 이런 정보가 제공되지 않았다. 이후 1년간 기분장애의 재발을 비교 분석한 결과 비CRM군의 연평균 재발 횟수는 2회지만 CRM군의 재발은 연평균 0.6회로 현저히 적었다.

재발 기간도 비CRM군의 경우 연간 평균 84일이었으나 CRM군은 연간 평균 22일로 증상을 겪는 기간도 줄어들었다.

우울증과 조울증과 같은 기분장애는 꾸준한 약물치료에도 자주 재발하는 질환이다. 특히 규칙적인 생활습관과 수면의 관리는 재발 예방에서 매우 중요하다.

연구팀은 디지털 치료제가 생활습관 개선 등에 기여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이 교수는 "이번 연구는 약물치료만으로 예방하기 어려운 우울증, 조울증의 재발을 웨어러블기기와 스마트폰의 도움으로 생활 리듬의 관리를 통해 예방할 수 있음을 보여준 것"이라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디지털 헬스 분야 국제학술지(JMIR Mental Health)에 게재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