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OLED 세정장비…시장 점유율 60% 세계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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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31회 한국을 빛낸 이달의 무역인상세계 고해상도 스마트폰에는 대부분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화면이 장착된다. OLED 패널에 고화질 색상을 구현하려면 RGB(레드·그린·블루) 화소를 입히기 위한 20~30㎛(1㎛=1백만분의 1m) 두께의 ‘메탈마스크’라는 소재가 필요하다. OLED 패널을 종이판화 작품에 비유하자면 메탈마스크는 밑그림에 맞춰 오린 종이에 해당한다. 그 위에 잉크가 묻은 롤러를 밀어 판화를 완성하듯 RGB 패턴이 OLED 패널에 새겨지게 되는 것이다. OLED 패널을 대량 생산하다 보면 메탈마스크에 각종 이물질이 쌓여 품질에 문제를 일으킨다.
日 제치고 메탈마스크 세정 강자로
삼성·애플·샤프 등에 장비 공급
올 매출 3배 뛴 1300억 기대
수출은 1000억으로 작년 10배
이를 해결하기 위한 OLED용 메탈마스크 세정장비 분야에서 디바이스이엔지는 세계 1위 업체다. 대당 50억~100억원에 달하는 첨단 고부가가치 장비로 세계에서 한국과 일본 업체만 생산한다. 디바이스이엔지는 삼성, 애플, 샤프를 비롯해 중국 2위 디스플레이 업체 CSOT 등에 이를 납품하고 있다. 세계 스마트폰 OLED 화면 상당수에 이 회사의 기술이 녹아 있는 것이다.디바이스이엔지는 2019년 글로벌 시장 60%를 장악하며 세계 1위에 올랐다. 이 회사의 올해 매출은 1300억원으로 예상하고 있다. 작년의 세 배 규모다. 이 중 1000억원가량을 수출로 올린다는 계획이다. 이는 작년의 10배 규모다. 작년 세계 디스플레이업계가 대규모 공장 증설에 나서며 세정장비 수요도 급증했기 때문이다.
최봉진 디바이스이엔지 대표(55·사진)는 6일 한국무역협회와 한국경제신문사가 선정한 ‘제131회 한국을 빛낸 이달의 무역인상’을 받았다.
최 대표는 2002년 1인 벤처기업으로 회사를 설립했고, 2007년 세정장비 분야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당시 일본 업체가 ‘절대 강자’로 군림하고 있어 사업 확장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는 일본을 따라잡기 위해 3년간 핵심 기술 국산화에 총력을 기울였다. 전 직원이 밤낮 없이 연구개발(R&D)에 매달렸고, 수많은 시행착오도 감수해야 했다. 최 대표는 “원하는 품질에 도달할 때까지 한 번에 수천만원이 드는 실험만 수십 번 반복했다”고 말했다. 이런 노력 끝에 이 회사는 2019년 처음으로 일본 경쟁사를 꺾고 세계 1위에 올랐다.디바이스이엔지는 반도체 재료인 실리콘 웨이퍼의 운반용기 세척장비 분야에도 진출해 미국 업체에 이어 세계 2위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2016년 2000만달러 수출탑, 2018년 3000만달러 수출탑을 수상했다. 현재 고용인원은 153명으로 10년 만에 두 배로 커졌다. 3년 안에 매출 2000억원을 달성한다는 게 최 대표의 목표다.
최 대표는 “스마트폰 OLED 시장 전망은 여전히 밝다”며 “2022년엔 충남 천안과 아산 공장을 증설해 생산능력을 대폭 확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떠오르고 있는 전기차·광학분야의 정밀세정산업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며 “친환경 세정 장비를 생산하는 것도 장기적 목표”라고 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