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동료애 끈끈할수록 업무성과 쭉쭉 올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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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A24
다시, 사람에 집중하라
댄 쇼벨 지음 / 남명성 옮김
예문아카이브 / 368쪽│1만7000원
기술로 사람 연결된다는 환상 버려야
SNS는 삶 고립시키고 효율 떨어뜨려
덜 기계적이고 더 인간적인 기업 생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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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신저와 디지털 플랫폼, 인공지능(AI) 같은 신기술은 실시간 상호작용으로 작업 흐름의 효율성을 높여주는 등 많은 혜택을 제공한다. 동시에 그 기술들은 인간관계를 해치고 일터가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게 하는 부작용도 낳는다.미국 기업가이자 작가인 댄 쇼벨은 저서 《다시, 사람에 집중하라》에서 “기술로 말미암아 사람들은 고도로 연결돼 있다는 환상을 갖지만 실제론 점점 단단하게 뭉치지 못한 채 느슨하게 연결만 돼 오히려 고립돼 있다고 느낀다”고 말한다. 그는 “우리가 스마트폰을 들어 올릴 때마다 흥미로운 보상을 얻게 되리라는 희망을 품고 슬롯머신에 매달린 손잡이를 당기듯 두드린다”며 “다른 사람에게 의지하지 않고 소셜미디어와 같은 기기를 통한 관계의 연결을 기대하면 당장은 일시적 안도감을 주지만 결국 관계를 약화시키고 우리 삶을 고립되도록 해 효율을 떨어뜨린다”고 단언한다. 기술이 고도화될수록 직장 내 외로움이 더욱 퍼진다는 것이다.
저자는 신기술 확산에 따른 관계의 혼란에 맞서 다른 이들과 직접 만나는 방식으로 서로의 연결을 만들어 내는 방법론인 ‘경험 르네상스’를 제창한다. 이를 바탕으로 신기술이 가득한 직장 내에서 사람 사이의 의미 있는 연결을 만들어 효과적 리더, 효율적 구성원이 되도록 하는 방법을 제시한다.
이메일이나 모바일 메신저를 통한 의사소통보다는 될 수 있으면 직접 대화를 많이 해야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고도 강조한다. 이메일이나 메신저로 의사를 전달하면 맥락의 상당 부분이 사라져 분쟁이나 혼란이 가중된다는 것이다. “얼굴을 보면서 부탁하면 이메일로 부탁하는 것보다 34배 더 효과적”이라는 마흐디 로가니자드 미국 웨스턴대 교수의 2017년 연구 결과는 이 같은 주장을 뒷받침한다. 저자는 “지나치게 신기술에만 의존해 얼굴 보는 시간을 만들지 못하면 문자나 이메일, 인스턴트 메시지의 새 글에 반응하는 다른 사람의 모습에만 의존하게 된다”며 “이는 자산이 아니라 부채에 가깝다”고 역설한다. 이어 “이메일로 전달하려는 생각을 상대가 받아들여 원하는 효과가 나길 기도하는 대신 직접 상대와 만나 내가 원하는 게 왜 중요한지 설명하는 게 훨씬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고 말한다.
저자는 팀과 협력하고 아는 것을 공유하는 ‘공유 학습 훈련하기’는 성과와 생산성을 높이고, ‘다양한 아이디어 장려하기’는 집단 사고를 방지하고 팀 내 전문가로 불리는 이들이 자기식대로 일을 진행하지 않도록 막아준다고 설명한다. 이와 함께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자신감을 주는 등 사회적 보상이 되는 칭찬과 인정을 자주 하고, 구성원들의 요구나 상황을 보살피고 이해하는 등 공감하는 리더가 되는 것도 사람 간 의미 있는 연결을 만드는 주된 방법이라고 소개한다.저자는 빠르게 성장하는 신기술과 자동화가 많은 직업을 없애면서 공동체 수를 감소시키는 등 우리 존재 자체에 위협을 가하고 있다고 우려한다. 책 전체를 아우르는 그의 핵심적인 주장은 “다른 사람들과의 연결을 만들어 낼 수 있을 때만 성공할 수 있다”는 점이다. 저자는 “효과적 리더가 되는 데 필요한 능력인 공감, 열린 마음, 비전 등 진심으로 다른 사람에게 마음을 전하는 일은 기계가 절대 잘할 수 없다”며 “더 깊은 연결과 더 강한 관계를 맺기 위해 신기술을 사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