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까진 강세장 지속, 자동차 은행 IT 비중 늘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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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수인터뷰(7)-조익재 하이투자증권 전문위원유동성이 이끄는 주식시장 강세가 계속되고 있다. 유동성 장세는 부양책에 의해 경기가 반등한 뒤 금리가 상승하면서 일단락되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각국이 금리 인상을 할 기미조차 보이지 않고 있다. 유동성 장세는 언제까지 이어질 수 있을까.
코스피 2350까진 무리없이 갈 것
비대면 인터넷 바이오 등 주도주 강세는 지속
4분기 미 금리인상 논의 시작이 증시 조정 분기점
조익재 하이투자증권 전문위원은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3분기까진 유동성을 바탕으로 코스피지수가 2350까지 무리없이 갈 것”이라며 “4분기에는 유동성 장세가 약해지면서 조정기가 올 수 있는 만큼 현금 비중을 늘려 대응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조 위원은 국내 1세대 퀀트 애널리스트로 최장기 증권사 리서치센터장 기록을 갖고 있는 베테랑 투자전략가다. ▶유동성 장세가 계속되고 있습니까. 언제까지 갈 것으로 보시나요?
▷미국에서 잉여유동성이 지난 5월부터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잉여유동성이란 통화증가율과 산업생산증가율의 차이를 뜻한다. 실물 경제로 가지 못하고 놀고 있는 돈이다. 이럴 때는 예외없이 자산 가격이 오르게 돼있다. 최근 금, 부동산, 주식 등의 실물 자산이 오르고 있는 근본적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 유동성 장세는 완화적 통화정책 즉, 부양책에 의해 경기가 반등하고, 이에 따라 금리가 상승하면서 일단락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최근 미국 금리는 오히려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유동성 장세는 3분기까지 계속될 것으로 본다.
▶실물경기와 주식시장간의 괴리가 큽니다. 언제쯤 괴리를 줄일 수 있을까요▷실물 경기가 안 좋은데 주가는 오르기 때문에 밸류에이션이 높아질 수 밖에 없다. 최근 대부분 지수의 주가수익비율(PER)이 높은 이유다. 그동안 사례를 보면 완화정책은 약 9개월 후에 미국 경기를 끌어올렸다. 3분기부터는 경제 성장률이 회복 국면에 들어설 것이다. 하지만 최근의 미국 제조업지수인 ISM의 회복 속도가 예전보다 빠르지 않다. 이 점이 고민스러운 부분이다.
▶하반기 국내 주식시장은 어떻게 보시나요
▷3분기에는 코스피 지수가 2350까지는 갈 것으로 본다. 그동안 락다운 됐던 경제활동들이 재개되면서 본격적인 경기 반등이 나올 수 있다. 유동성이 받쳐주는 장세인 만큼 강세장이 이어질 것으로 본다. ▶3분기가 강세장에서 사야할 업종이 있나요?
▷유동성의 힘은 여전한데 경기가 회복하는 모습을 보일 수 있기 때문에 경기민감주가 유리하다. 자동차, 은행, IT, 하드웨어 등 경기민감주와 가치주들이 일시적으로 강세를 보일 것이다. 다만 이게 주도주의 변화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반도체는 걱정스러운 부분이 있다. 2분기가 의외로 좋았다. 3분기 들어 수요가 생각만큼 높지 않다는 신호가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미국 수요도 중요하지만 신흥국 반도체 수요가 여전히 낮다는 점이다. 반도체는 3분기 불확실성이 아직 크다.
▶성장주가 시장을 계속 주도할 것이라는 이야기인가요?▷그렇다. 비대면·IT·소프트웨어·바이오 등 성장주들을 아직 포기할 단계가 아니다. 일시적으로는 조정이 있을 수 있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여전히 주식시장을 이끌 주도주라 본다. 지금은 PER 등 과거의 잣대를 들이대는 게 아무 의미가 없어졌다.
▶3분기 강세가 4분기까지 이어지리라 보시나요?
▷4분기는 좀 어려울 것으로 본다. 3분기에 경기가 회복하면 4분기부터는 유동성 장세가 실적 장세로 서서히 넘어갈 수 있다. 미국 내에서도 부양책 종료와 함께 금리 인상, 증세 논의 등이 시작될 수 있다. 4분기에는 미국 대선이라는 주식시장의 불확실성도 기다리고 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지지율이 낮은 만큼 불확실성이 꽤 크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지율 만회를 위해 중국과의 분쟁을 키울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우려스럽다.
▶4분기에 조정장이 온다면 투자자들은 어떻게 대응해야하나요?▷금리 반등에 대한 논의가 시작된다면 그때는 현금 자산을 늘리는 게 좋다. 전체 금융 자산 중 현금 자산의 비율을 20% 이상으로 가져 가는 게 좋겠다. 다만 조정이 오더라도 미국 시장은 회복력이 상대적으로 강할 것이다. 4차산업 모든 분야에서 경쟁력을 제대로 갖추고 있는 시장은 미국 뿐이기 때문이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