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반도체 대부' 장루징 "미국 충분히 따라잡을 수 있다"

中 최대 파운드리 업체 SMIC 창업주 자신감
中 정부, 반도체 기업에 10년간 법인세 면제 혜택

중국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업체인 SMIC(중신궈지) 창업주 장루징 전 회장(사진)이 "차세대 반도체 분야에서 중국이 미국을 충분히 따라잡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장 전 회장은 대만대 기계공학과를 나와 미국에서 석사와 박사학위를 받은 뒤 미국 반도체 기업 텍사스인스트루먼트에서 20년간 근무한 반도체 전문가로 '중국 반도체의 대부'로 불린다. 6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장 전 회장은 최근 중국 중신건설증권이 개최한 차세대 반도체 관련 회의에 참석해 "중국의 기술 발전을 억제하기 위한 미국의 움직임은 예전부터 있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미국의 제재로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가 해외로부터 반도체를 조달하는 게 어려워져 중국의 반도체 자급화가 절실해진 가운데 나온 발언이어서 주목된다. 중국 언론들은 평소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장 전 회장이 이례적으로 회의에 참석했다고 전했다.

장 전 회장은 "중국은 반도체 패키징과 설계, 테스트 등 방면에서 강하다"며 "반면 장비와 광학기술 등 분야에선 여전히 선두업체와의 격차가 크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중국이 첨단기술 응용 부문에서 경쟁력을 갖고 있는 만큼 5세대(5G) 통신기술에서 선두를 유지한다면 무선통신과 인공지능(AI), 클라우드 컴퓨팅 등에서 앞서나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중국에 비우호적인 국가나 지역에서 중국을 압박하고 있기 때문에 중국이 자체 기술을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중국은 단기간 내 반도체 인력 풀을 확보할 수 없는 게 약점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몇몇 수준 높은 기술 인력을 영입해 젊은 인력을 키운다면 중국은 충분히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반도체 자급에 속도를 내기 위해 중국 정부는 기업에 대한 파격적인 지원책을 내놨다. 중국 국무원은 28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 이하 반도체 공정 기술을 보유하고 15년 이상 반도체 사업을 한 기업에 최대 10년 동안 법인세를 면제해주기로 했다. 65나노미터 이하 공정 기술을 갖고 있는 기업에 대해선 최대 5년간 법인세를 면제해주고 이후에도 추가로 1~5년 동안 법인세율을 크게 낮춰주기로 했다.

베이징=강동균 특파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