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코로나 중증환자 사망률 처음 나왔다…美·中의 1/3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일본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려 입원치료를 받은 중증환자 가운데 목숨을 잃는 비율은 7.5%로 미국과 중국, 영국의 3분의 1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국립국제의료연구센터는 코로나19 입원환자 2638명을 분석한 결과 7.5%인 197명이 사망했다고 7일 발표했다. 중증환자 사망률이 28%, 26%에 달하는 중국과 영국의 3분의 1 수준이다. 미국 뉴욕시의 중증 코로나19 환자 사망률도 21~24%에 달한다.일본은 의료체제 붕괴를 막기 위해 증세가 심하지 않은 코로나19 환자는 집이나 호텔에 머물면서 치료를 받도록 하고 있다. 이 때문에 입원치료를 받은 중증환자 사망률과 전체 확진자 대비 사망률의 차이가 있다. 6일 기준 일본의 누적 확진자(4만5006명) 대비 사망자(1048명)의 비율은 2.29%로 2.08%인 우리나라의 치명율(사망자/확진자)과 비슷하다.

국립국제의료연구센터는 일본의 중증환자 사망자 비율이 미국, 중국, 영국보다 낮은 이유를 "당뇨병 등 기초질환을 앓는 환자의 비율이 낮은 것과 관계가 있어 보인다"고 설명했다. 해외에서도 고혈압 등 지병이 있는 환자는 중증환자로 발전하기 쉽다는 연구결과가 보고되고 있다.
일본과 주요국 코로나19 중증환자 사망률 비교. 일본의 중증환자 사망률은 7.5%로 중국(28%) 미국 뉴욕시(21~24%), 영국(26%)의 3분의 1 수준이었다. 당뇨병과 비만 등 지병이 있을 수록 증세가 심해질 확률이 높았다. (자료=니혼게이자이신문)
해외의 환자에 비해 일본의 코로나19 확진자는 지병을 앓는 비율이 크게 낮았다. 당뇨병을 앓고 있는 환자 비율은 17%로 미국과 영국의 절반, 비만 환자 비율은 6%로 미국의 6분의 1에 불과했다.외국에 비해 증상이 없는 환자의 비율이 높은 것도 특징이었다.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을 당시 기침과 열이 없는 환자의 비율이 50%, 권태감을 느끼지 못하는 환자가 60%, 호흡곤란을 겪지 않은 환자가 80%에 달했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절반 이상의 환자가 호소하는 미각장애도 일본인 환자는 17%만 느꼈다.

남성의 중증화 비율이 높은 점은 다른 나라와 같았다. 전체 중증환자의 60%가 남성이었고 산소호흡기와 ECMO(체외막산소공급)가 필요한 환자의 65%, 79%도 남성이었다.

지난 3일 도쿄도가 6월까지 코로나19로 사망한 325명을 분석한 결과 사망자 평균 연령은 79.3세였다. 대부분은 당뇨병과 고혈압, 신장질환 등 지병이 있었다. 90대 감염자의 33.9%, 80대의 30.2%가 사망했다. 70대도 17%가 사망해 고령자일수록 사망 위험이 높았다. 50대 이하의 사망률은 0.5%에 그쳤다. 지병이 있었는지 확인이 가능한 사망자 198명 가운데 지병이 없었는데도 사망한 환자는 4명이었다.한편 일본은 코로나19 환자가 처음 발생한 지난 1월 이후 사망자 분석 결과가 나오는데까지 7개월이 걸려 코로나19에 제때 대응하지 못하는 원인 가운데 하나로 지적된다. 미국과 중국은 환자 발생에서부터 사망자 분석 결과가 나오는데 2개월이 걸렸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