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시 화장장 입지 선정, 여주시민 반발에 22일까지 연기

엄태준 시장 "선정 앞서 여주시와 협상…결렬되면 자체 추진"

경기 이천시가 시립 화장시설 최종 후보지 발표를 보름간 연기하고 여주시와 협상에 나서기로 했다.
화장시설 공모에 참여한 6개 마을 가운데 3개 마을이 여주시와 인접해 여주시민들이 이들 마을의 입지 선정을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엄태준 이천시장은 7일 기자회견을 열어 "이천시화장시설건립추진위원회에서 오늘 최종 후보지를 발표할 예정이었는데 여주시와 인접한 후보지가 선정된다면 여주시민들의 염려와 불편이 클 것"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가장 지혜로운 길은 용역보고서를 개봉하지 않은 상태에서 여주시, 여주시의회, 여주시민들과 협의해 타협안을 만들어 내는 것"이라고 밝혔다.

엄 시장은 "시립 화장시설 부지 선정 결과 발표를 오는 22일까지 잠정보류하고 여주시 경계 부근이 후보지로 최종 결정되는 경우 후보지 인근 여주시민들에게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유익한 길을 찾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멋진 협상이 이루어지길 기대한다"면서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상호협의안이 마련되지 않을 경우 부득이하게 이천시화장시설건립추진위원회 결정에 따라 화장시설 건립을 추진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앞서 이천시가 100억원의 인센티브를 내건 시립 화장시설 공모에 율면 월포1리, 호법면 안평2리, 장호원읍 어석리, 부발읍 죽당1리, 부발읍 수정리, 부발읍 고백1리 등 모두 6개 마을이 참여했다.

이들 마을 가운데 부발읍 지역 3개 마을은 여주시 능서면과 근접거리에 있다. 이에 따라 능서면 주민들은 지난 3월부터 이천시청 앞에서 수시로 집회를 열어 3개 마을을 후보지에서 제외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여주시의회도 성명을 내 "부발읍 마을이 선정될 경우 환경적, 경제적, 정서적 피해가 예견된다"며 "이천시가 부발읍 마을을 최종후보지로 강행하면 모든 행정적, 법률적, 물리적 수단을 강구하겠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여주시는 "부발읍 지역으로 최종 선정된다면 예견되는 환경피해 등 여러 문제를 포함한 화장시설 건립 타당성에 대해 검증작업을 벌이고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이천시를 압박하고 있다.
공사비 95억원이 투입되는 이천 시립 화장시설은 부지 4천500㎡에 건물 연면적 3천㎡(지하 1층, 지상 2층) 규모이며, 화장로 4기가 설치된다.

이천시는 2022년 12월까지 화장시설은 완공할 계획이며 관련 용역과 6개 마을 현지실사를 마친 상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