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분기 유동성 장세 약화돼도 성장주, 주도주 자리 유지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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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고수들의 증시 '나침반'풍부한 유동성 덕에 코스피지수가 연중 고점을 연일 돌파하고 있다. 유동성 장세는 정부 부양책에 의해 경기가 반등한 뒤 금리가 상승하면서 일단락되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각국이 언제 금리를 인상할지 점치기 쉽지 않다. 유동성 장세는 언제까지 이어질 수 있을까.
(7) 조익재 하이투자증권 전문위원
3분기까지 강세장 지속
車·은행·IT주 등 상승 예상
증시 조정대비 현금 비중 확대를
조익재 하이투자증권 전문위원(사진)은 7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3분기까지는 유동성을 바탕으로 코스피지수가 상승할 것”이라며 “4분기에는 유동성 장세가 약해지면서 조정기가 올 수 있는 만큼 현금 비중을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조 위원은 국내 1세대 퀀트 애널리스트로 최장기 증권사 리서치센터장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전략분석가다.조 전문위원은 “미국 내에서 통화 증가율과 산업생산 증가율의 차이인 잉여유동성이 최근 폭발적인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며 “이럴 때는 예외없이 금, 부동산, 주식 등의 자산 가격이 오른다”고 설명했다. 이어 “실물경기는 안 좋은데 가격이 오르기 때문에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수준)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현재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부양책에 의해 경기가 반등하고 금리가 상승해야 실물경기 회복이 주가를 이끄는 ‘실적 장세’로 넘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올 3분기는 이 같은 유동성 효과와 경기 회복 효과가 동시에 발생할 것으로 조 위원은 분석했다. 유동성이 많은 상황에서 경기가 회복돼 주가는 강세를 나타낼 수밖에 없는 상황이란 얘기다. 특히 자동차, 은행, 정보기술(IT), 하드웨어 등 경기민감주들이 일시적으로 강세를 보일 것으로 조 위원은 전망했다.
그는 “경기민감주, 가치주들이 경기 회복 효과로 3분기에는 일시적으로 강세를 보일 수 있을 것”이라며 “다만 반도체는 3분기 시작이 시장 기대만큼 좋지 못해 신흥 시장을 중심으로 한 반도체 수요 회복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그럼에도 성장주가 시장 주도주 자리를 지킬 것으로 조 위원은 내다봤다. 그는 “비대면 관련주와 IT, 바이오 등은 아직 포기할 단계가 아니다”며 “일시적으로 조정을 받을 순 있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성장주가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4분기는 상황이 좀 다르다. 3분기에 경기가 회복되면 4분기부터는 유동성 장세가 실적 장세로 서서히 넘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조 위원은 “4분기에는 부양책 종료와 함께 미국 내에서 금리 인상과 증세 논의가 일어날 수 있다”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이 낮은 상황인 만큼 미국 대선 불확실성도 주가에 리스크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4분기 대응책은 현금 보유 확대라고 했다. 그는 “4분기에는 증시 조정기가 올 수 있기 때문에 주식 비중을 줄이고 현금 비중을 늘려서 대응하는 게 맞다”고 했다. 금융 자산 중 최소 20% 정도는 현금으로 확보해두라는 게 그의 조언이다.
다만 그는 “증시 조정기가 오더라도 미국 주식은 4차 산업혁명 전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회복도 빠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