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만 빼고…범여권도 靑수석들 사퇴에 뿔났다

여의도 브리핑

민주당 "靑 비서진 사의 표명? 대통령 판단 존중할 것"
통합당 "청와대 수석들, '직' 아닌 '집'을 선택한 것"
범여권 정의당도 비판 일색…"홍남기·김상조 물러나야"
국민의당 "책임져야 할 사람은 김상조와 김현미"
시대전환 "여야 모두 정쟁에만 몰두…대안 만들자"
지난 7일 문재인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윤종인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초대 위원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기 위해 노영민 비서실장괴 이동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사진기자단
[여의도 브리핑]은 각 정당이 주목한 이슈는 무엇인지, 어떤 공식 입장을 냈는지 살펴봅니다. 때로 화제가 되고 때로는 이슈 몰이에 실패한 정당의 말들을 집중 조명합니다. 매일 아침 찾아뵙겠습니다. <편집자 주>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지난 7일 청와대에서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과 청와대 수석 전원의 사의표명에 대해 브리핑 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사진기자단

민주당 "靑 비서진 사의 표명…대통령 판단 존중할 것"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7일 2건의 논평만 냈습니다. 굉장히 짧습니다. 같은 날 진행됐던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과 청와대 5수석과 관련된 논평과 집중 호우 지역에 대한 특별재난지역 선포를 환영하는 내용이었습니다. 간단한 만큼 바로 만나보겠습니다. 다음은 민주당의 입장입니다.
허윤정 민주당 대변인 : 노영민 실장을 비롯한 수석비서관 다섯 명 전원의 사의 표명이 있었습니다. 민주당은 대통령의 판단을 존중할 것입니다. 아울러 민주당은 정부와 함께 국정운영의 공백이 없도록 뒷받침하겠으며, 부동산 안정과 호우 피해 수습을 위해 집중하겠습니다.
김조원 청와대 민정수석이 지난달 20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김외숙 인사수석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통합당 "靑 수석들 사퇴, 꼬리 자르기인가"

지난 6일 무려 10건의 논평을 냈던 미래통합당은 이날 6건의 논평을 냈습니다.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을 중심으로 하는 '권언유착' 의혹에 대한 규탄 △이인영 통일부 장관의 북한 퍼주기에 대한 비판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비판 △법무부 인사에 대한 총평 △노영민 실장과 청와대 5수석 사의에 대한 평가 △집중 호우 지역에 대한 특별재난지역 선포에 대한 입장 등 입니다.특히 노영민 실장과 청와대 5수석의 사의를 두고선 "'직'이 아닌 '집'을 선택한 것" 아니냐는 평가도 했습니다. 다음은 통합당의 입장입니다.
김은혜 통합당 대변인 : 노영민 실장과 실장 직속 수석비서관이 사의를 표명했다. 문재인 정부 실책의 '종합적 책임을 지는 차원'이라고 한다. 종합적 책임보다 하필이면 '남자들은 부동산을 잘 모른다'는 류의 공감 부족으로 도마 위에 오른 인사들이 주를 이뤘다. '강남 두 채' 김조원 민정수석은 결국 '직'이 아닌 '집'을 택했다. 내놓은 집이 안 팔려서 1주택자 못한다던 김외숙 인사수석도 불행인지 다행인지 다주택자로 남게 됐다.

그래서 이번 발표를 보면 대충 위기를 모면하고자 하는 보여주기식 꼬리 자르기라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국정 실패에 가장 큰 책임을 져야 할 사람들이 빠져 있다. 국민들에 덫을 놓은 부동산 실정의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과 김상조 정책실장, 민주주의와 법치를 앞장서서 무너뜨린 추미애 장관, 방송의 중립성을 훼손한 한상혁 위원장부터 스스로 책임지는 모습을 보였어야 했다. 몇 명 교체하는 것으로 불리한 국면을 넘어가려 하지 말라. 고통받는 국민 앞에 물타기 인사는 안 된다.
홍남기 경제부총리(오른쪽)와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이 지난 7월6일 국회 더불어민주당 당대표실에서 이해찬 대표, 조정식 정책위의장 등을 만난 뒤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범여권 정의당도 뿔났다…"홍남기·김상조 물러나야"

정의당은 같은 날 단 1건의 논평만 냈습니다. 정의당 역시 노영민 실장과 5수석의 사퇴에 주목했습니다. 정의당은 정부 정책의 대전환과 함께 홍남기 경제부총리, 김상조 실장 등에 대한 사퇴를 촉구했습니다. 다음은 정의당의 논평입니다.
김종철 정의당 선임대변인 : 오늘 청와대 비서실장을 비롯해 정무·민정·국민소통·인사·시민사회 수석 등이 함께 사퇴 의사를 밝혔다. 최근 부동산과 경제 문제 등에서 벌어지는 실정에 대해 청와대 참모진들이 책임을 지겠다는 태도로 평가한다. 그러나 크게 보아서는 핵심을 비껴간 모양새다. 핵심은 지금까지의 잘못된 정책 전반에 가장 큰 책임이 있는 정책 라인에 대해 평가를 내리는 것이다.

최근 재정정책을 비롯해 부동산 문제 등에 대해 책임이 있는 정책담당자들이 배제된 평가는 근본적인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지난 비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우리당 배진교 원내대표는 무늬만 그린뉴딜이 돼버린 한국판 뉴딜, 그리고 그동안의 경제정책 오류에 대한 책임을 물어 홍남기 부총리, 김상조 실장 등에 대해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핵심 정책담당자들의 평가와 책임 없는 인사는 국민들에게 큰 공감을 얻기 어려울 것이다. 참모진들의 자발적 행동이 아니라 문재인 대통령 본인의 과감한 정책전환 결단이 필요한 때이다. 국정 기조의 과감한 대전환을 촉구한다.
지난 7월7일 청와대에서 열린 제35회 국무회의에서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김상조 정책실장(왼쪽부터) 등이 회의 시작을 기다리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청와대 사진기자단

국민의당 "책임져야 할 사람은 책임 안 지고…"

국민의당은 5건의 논평을 냈습니다. △시세보다 비싸게 아파트를 매물로 내놓고 아내 탓한 김조원 수석에 대한 비판 △전공의 파업을 방치한 정부에 대한 우려 표명 △청와대 비서진 물갈이에 대한 비판 △ 윤석열 검찰총장을 향한 여권의 비판에 대한 내용 △집중 호우 피해를 입은 지역에 대한 정부의 특별재난지역 선포에 대한 내용이었습니다.

통합당과 정의당도 청와대 비서진 물갈이에 대한 입장을 낸 만큼 국민의당은 어떠한 입장을 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다음은 국민의당 논평입니다.
홍경희 국민의당 수석부대변인 : 청와대가 다급해진 모양이다. 잇따른 부동산 정책 실패에 따른 부정적 여론이 확산되고, 여당 지지율이 야권에 추월 직전의 상황까지 몰리며, 부득불 비서진 교체라는 카드를 황급히 집어 든 모양새다. 대통령의 정무적 판단을 뒷받침하지 못한 비서실장을 비롯한 비서진 교체는 당연한 것이나, 정작 무거운 책임감을 가지고 가장 먼저 자리에서 물러나야 할 김상조 실장과 김현미 장관, 그리고 추미애 장관은 이번에도 철갑옷을 두른 채 건재하다.

이번 물갈이가 알맹이가 빠진 면피용 여론 달래기가 아니냐는 의구심이 드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다시 한번 촉구한다. 청와대는 이번 비서진 물갈이로 그칠 것이 아니라, 부동산 참극을 불러온 주역들에 대한 엄정한 책임을 묻고 과감한 후속 인사를 단행해야 한다. 문제는 정책이 아닌 사람이다. 인사를 통해 정부가 여론을 수렴하고 비정상을 정상으로 환원하겠다는 시그널을 국민들께 주지 않는 이상 정권의 명운도 바닥으로 추락할 것을 명심하기 바란다.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이 지난달 23일 국회 본회의에서 경제에 관해 대정부 질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시대전환 "여도 야도 잘못…근본적 대안 모색할 것"

시대전환이 논평을 내 새롭게 [여의도브리핑]에 실렸습니다. 시대전환은 지난 한 주 여야의 행태를 비판하는 하나의 '총평'을 냈습니다. 시대전환은 더불어시민당 출신의 조정훈 의원이 활동하고 있는 정당입니다. 다음은 시대전환의 입장입니다.
정대진 시대전환 대변인 : 지난달 말에 이어 지난 4일 다시 민주당이 소득세법 개정안 등 부동산 관련 후속 입법을 독자적으로 강행 표결처리했다. 법제사법위 통과에서 국무회의 공포까지 48시간이 채 걸리지 않았다. 제2당인 통합당 또한 사실상 의사 진행에 참여하지 않으면서 여당의 독주를 방관했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부동산 안정을 위해 신속한 입법이 불가피하다는 이유를 앞세웠다. 여당으로선 부동산 정책 실패가 기정사실화하는 부담을 감당할 수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국민들에 충분히 설명하지 않고 국회를 통해 다양한 의견을 들을 수 있는 최소한의 절차마저 무시한 강행 처리가 불가피했는지 의문이다. 최근 지지율 급감에 나타나는 국민의 목소리를 귀담아들어야 할 것이다.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비난만 하는 통합당의 태도도 실망스럽다. '임차인'의 심정을 대변한 윤희숙 의원의 연설이 어느 대목에서 국민적 반향을 불러일으켰는지 성찰해야 한다. 이를 제대로 알고 있었다면, 당연히 선량한 임대인 보호 등 후속 공론화 요구가 이어졌을 것이다. 하지만 통합당이 성의 있는 대안을 내놓고 토론과 보완을 요구했다는 얘기를 듣지 못했다.

더불어 여당 행태가 ‘조선노동당 구호’를 연상케 한다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비판은 나가도 너무 나갔다. 야당도 반대만이 아닌 설득력 있는 대안을 내놓아야 한다. 더불어 여당은 야당의 합리적 요구를 적극 수용해야 한다. 시대전환과 조정훈 의원은 '주거 안정'에 초점을 맞춰 근본적 대안을 모색하고 광범위한 의견을 수렴해나갈 것이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