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든다섯 베테랑·여덟살 아역의 조화…연극 '레미제라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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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19' 난관 뚫고 무대로…배우·스태프만 100여명 '눈길'
예술감독 겸 장발장 역 윤여성 "어려운 시기 작품 올린 데 의의" 프랑스 극작가 빅토르 위고의 대표작 '레미제라블(Les Miserables)'이 연극 무대에 올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으로 대형 무대가 자취를 감춘 연극계에 더없이 반가운 소식이다.
7일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시연회를 선보인 연극 '레미제라블'은 등장 배우와 스태프의 규모에 더해 다채로운 구성이 돋보이는 대작이다.
작품에는 더블 캐스팅을 포함해 약 80여명의 배우가 출연하며 스태프까지 합할 경우 100명을 훌쩍 넘는다. 무대에 선 배우들의 나이는 85세 오현경부터 8세 아역까지 무려 80년 가까이 차이가 난다.
자칫 진부하게 느껴질 수 있는 '장발장 스토리'에 새로운 관람 포인트를 더한 셈이다.
연극의 예술감독이자 장발장 역을 소화한 윤여성 씨는 시연회에 이은 기자간담회에서 "어려운 시기에 작품을 올렸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차세대 후배들을 양성하는 좋은 자리가 됐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오현경을 비롯한 베테랑 배우들의 연기도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백발의 오현경은 극 중 질르노르망을, 배우 박웅은 미리엘 주교로 무대에 섰다.
지팡이를 쥐고 무대 가운데로 걸어 나오는 오현경에서, 관객 몰입도를 높이는 중저음 보이스의 박웅에게서 무게감이 느껴졌다. 오현경은 작품 출연을 거듭 고사했으나 후배들의 간곡한 부탁으로 출연을 결심했다고 한다. 그는 간담회에서 "작은 역할을 맡으면 편하지 않을까 했는데 오히려 기다리는 시간이 더 힘들었다"고 했다.
배우 최종원은 주정뱅이로 깜짝 출연해 어지러웠던 시대를 향해 푸념을 늘어놓는다.
최종원은 "당시 왕당파다, 혁명파다 했던 부분은 현시대에 보수냐 진보냐, 이념 갈등과 똑같은 거 아니겠느냐"며 "술 먹고 인생의 희로애락을 찾는 게 인생의 현명함 아니겠느냐"고 배역의 의미를 설명했다.
걸그룹 티아라의 함은정은 극 중 코제트 역을 맡아 첫 연극 무대를 소화했다.
함은정은 "중학교 때 어린이 뮤지컬은 해봤지만 모든 게 생소하고 조심스러웠다"며 "훌륭하신 선배님들이 한 달 반 넘는 기간 잘 이끌어주셔서 배울 수 있었다"고 감사를 표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매체와 분야를 가리지 않고 기회가 있다면 연기를 하고 싶은 생각이다.
처음이어서 이후에도 열심히 하겠다"며 욕심을 냈다.
코로나 19로 준비 기간이 길지 않았던 탓인지 시연회에서는 아쉬운 부분도 없지 않았다.
무대 앞 좌석에서 시연회를 지켜봤으나 때론 일부 배우들의 목소리가 작게 들렸다.
연극을 올리기에는 극장 규모가 큰 거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오현경은 "극장이 크기는 한데 연극을 하기에는 힘든 극장"이라며 "육성 전달이 잘 안 된다.
평생 처음으로 마이크를 써 봤다"고 전했다.
이어 "내가 귀가 어두워 괴롭다.
내 소리를 들어가며 대사를 해야 하는데 들리지 않았다.
(관객들이) 보시기에도 힘들지 않았을까 싶다"고 했다.
다만, 코로나 19라는 어려운 시기에 공연계 전반에 활력을 불어 넣을 만한 무대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호평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연극 '레미제라블'의 무대는 7일부터 23일까지 이어진다.
/연합뉴스
예술감독 겸 장발장 역 윤여성 "어려운 시기 작품 올린 데 의의" 프랑스 극작가 빅토르 위고의 대표작 '레미제라블(Les Miserables)'이 연극 무대에 올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으로 대형 무대가 자취를 감춘 연극계에 더없이 반가운 소식이다.
7일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시연회를 선보인 연극 '레미제라블'은 등장 배우와 스태프의 규모에 더해 다채로운 구성이 돋보이는 대작이다.
작품에는 더블 캐스팅을 포함해 약 80여명의 배우가 출연하며 스태프까지 합할 경우 100명을 훌쩍 넘는다. 무대에 선 배우들의 나이는 85세 오현경부터 8세 아역까지 무려 80년 가까이 차이가 난다.
자칫 진부하게 느껴질 수 있는 '장발장 스토리'에 새로운 관람 포인트를 더한 셈이다.
연극의 예술감독이자 장발장 역을 소화한 윤여성 씨는 시연회에 이은 기자간담회에서 "어려운 시기에 작품을 올렸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차세대 후배들을 양성하는 좋은 자리가 됐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오현경을 비롯한 베테랑 배우들의 연기도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백발의 오현경은 극 중 질르노르망을, 배우 박웅은 미리엘 주교로 무대에 섰다.
지팡이를 쥐고 무대 가운데로 걸어 나오는 오현경에서, 관객 몰입도를 높이는 중저음 보이스의 박웅에게서 무게감이 느껴졌다. 오현경은 작품 출연을 거듭 고사했으나 후배들의 간곡한 부탁으로 출연을 결심했다고 한다. 그는 간담회에서 "작은 역할을 맡으면 편하지 않을까 했는데 오히려 기다리는 시간이 더 힘들었다"고 했다.
배우 최종원은 주정뱅이로 깜짝 출연해 어지러웠던 시대를 향해 푸념을 늘어놓는다.
최종원은 "당시 왕당파다, 혁명파다 했던 부분은 현시대에 보수냐 진보냐, 이념 갈등과 똑같은 거 아니겠느냐"며 "술 먹고 인생의 희로애락을 찾는 게 인생의 현명함 아니겠느냐"고 배역의 의미를 설명했다.
걸그룹 티아라의 함은정은 극 중 코제트 역을 맡아 첫 연극 무대를 소화했다.
함은정은 "중학교 때 어린이 뮤지컬은 해봤지만 모든 게 생소하고 조심스러웠다"며 "훌륭하신 선배님들이 한 달 반 넘는 기간 잘 이끌어주셔서 배울 수 있었다"고 감사를 표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매체와 분야를 가리지 않고 기회가 있다면 연기를 하고 싶은 생각이다.
처음이어서 이후에도 열심히 하겠다"며 욕심을 냈다.
코로나 19로 준비 기간이 길지 않았던 탓인지 시연회에서는 아쉬운 부분도 없지 않았다.
무대 앞 좌석에서 시연회를 지켜봤으나 때론 일부 배우들의 목소리가 작게 들렸다.
연극을 올리기에는 극장 규모가 큰 거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오현경은 "극장이 크기는 한데 연극을 하기에는 힘든 극장"이라며 "육성 전달이 잘 안 된다.
평생 처음으로 마이크를 써 봤다"고 전했다.
이어 "내가 귀가 어두워 괴롭다.
내 소리를 들어가며 대사를 해야 하는데 들리지 않았다.
(관객들이) 보시기에도 힘들지 않았을까 싶다"고 했다.
다만, 코로나 19라는 어려운 시기에 공연계 전반에 활력을 불어 넣을 만한 무대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호평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연극 '레미제라블'의 무대는 7일부터 23일까지 이어진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