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유동성 '역대급' 증가세 이어질까…고용 지표도 관심

부동산 점검 장관회의 열리고 현대산업개발 아시아나 인수 '분수령'
다음 주 주요 경제 일정

다음 주에는 대출·통화량 등 시중 유동성 관련 최근 집계와 고용·재정 통계가 잇따라 발표된다. 모두 부동산·주식 등 자산 시장 동향이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경제적 여파를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지표들이다.

정부는 부총리 주재 회의 등을 통해 부동산 시장 안정 방안을 계속 논의하고, HDC현대산업개발(이하 현산)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문제도 '분수령'을 맞는다.

우선 정부는 오는 12일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를 연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주재하고 국토교통부 장관, 금융위원장, 경제수석, 국세청장, 경찰청장 등이 참석하는 이 회의는 최근 부동산 대책의 진행상황을 점검하고 각종 교란행위를 차단하는 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다.

앞서 열린 1차 회의에서 시가 9억원 이상 고가주택에 대한 자금출처 의심거래 조사를 상시화하고 주요 개발 예정지에 대한 기획조사 방침을 천명한 만큼 추가로 어떤 대응 방안을 내놓을지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같은 날 통계청은 7월 고용동향을 발표한다. 1년 전 대비 취업자 수 증감 폭이 최대 관심사다.

취업자 수는 지난달 35만2천명 감소했는데, 3월(-19만5천명)과 4월(-47만6천명), 5월(-39만2천명)에 이어 넉 달째 줄어든 것이다.

다만 4월을 저점으로 감소 폭이 줄고 있는 만큼 7월 흐름에 변화가 있는지 지켜봐야 한다.
앞서 11일에는 기획재정부가 월간 재정 동향을 내놓는다.

세금이 덜 걷히는 상황에서 코로나19 사태로 정부 지출은 늘어나다 보니 1∼5월 중 나라살림(관리재정수지) 적자가 77조9천억원을 기록했다.

정부 지출이 큰 폭으로 늘어나면서 관리재정수지 적자폭은 매달 역대 최대를 경신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12일 '7월 중 금융시장 동향' 보고서를 공개한다.

6월의 경우 은행권 가계 대출이 5월보다 8조1천억원 늘었다.

매년 6월만 놓고 보면 2004년 통계 집계 이후 최대 규모였다.

특히 신용대출을 포함한 가계의 기타대출(잔액 242조원)이 3조1천억원이나 불어 역시 6월 기준 역대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부동산 규제로 주택담보대출이 더욱 어려워진 데다 SK바이오팜 공모주 청약 자금 수요까지 겹친 영향이다.

은행권 기업 대출 잔액(6월 말 946조7천억원)도 5월 말보다 1조5천억원 늘었다.

7월 역시 코로나19로 자금난을 겪는 가계와 기업들이 은행에서 많은 돈을 빌렸을 것으로 추정된다.

13일에는 한은의 '6월 중 통화 및 유동성' 통계도 발표된다.

지난 5월 말 기준 광의 통화량(M2)은 3천53조9천억원으로, 4월보다 35조4천억원(1.2%) 늘었다.

M2에는 현금, 요구불예금, 수시입출금식 예금(이상 M1) 외 MMF(머니마켓펀드)·2년 미만 정기 예적금·수익증권·CD(양도성예금증서)·RP(환매조건부채권)·2년 미만 금융채·2년 미만 금전신탁 등 곧바로 현금화할 수 있는 단기 금융상품이 포함된다.

5월 증가액 35조4천억원은 1986년 관련 통계가 작성된 이후 가장 많았다.

지난 4월의 기록(34조원)을 한 달 만에 갈아치웠다.

통계 이전 전체 통화량 수준이 지금과 비교해 매우 낮은 사실을 고려하면 사실상 지난 5월 통화량이 월간 기준으로 가장 많이 불어난 셈이다.

대출 증가 속도나 부동산·증시 과열 현상 등으로 미뤄, 통화량은 5월에 이어 6월에도 크게 늘었을 것으로 짐작된다.
현산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문제가 실마리를 찾을지도 주목된다.

현산이 아시아나항공 재실사를 요구하고, 매각 주체인 금호산업과 채권단은 재실사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라 인수 무산 수순에 접어들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현산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수 환경이 달라졌기에 12주간의 재실사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현산의 입장 변화가 없으면 오는 12일부터 금호산업이 계약 해제권을 갖는다는 것이 채권단의 입장이다.

지난달 러시아를 끝으로 국내외 기업결합신고가 끝나 거래 종결을 위한 선행 요건이 충족됐는데도 현산이 진정성 있는 인수 의지를 보이지 않는다는 판단에서다.

한국거래소는 13일 '공매도의 시장 영향·바람직한 규제 방향'을 주제로 공청회를 열어 다양한 의견을 수렴한다. 금융당국은 공청회 결과 등을 토대로 9월 중순까지 6개월간 한시적으로 적용한 공매도 금지 조치의 연장 여부를 결정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