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플러스랩 "한국은 물론 중국서도 손안에 주치의 시대 연다"

"의사들이 직접 환자를 진료할 때 묻는 질문을 토대로 증상만 입력하면 예상질환, 인근 병원을 안내하는 앱을 개발했습니다. 한국 뿐 아니라 중국에서도 손 안의 주치의 시대를 여는 게 목표입니다."

정훈재 비플러스랩 공동대표(사진)는 "환자들의 의료 접근성을 높이고 사회적 비용은 줄이는 헬스케어 서비스를 개발했다"며 이렇게 말했다. 정 대표는 부민서울병원 원장을 맡고 있는 정형외과 의사다. SK텔레콤에서 중국 헬스케어 사업을 총괄했던 허기준 대표와 함께 올해 5월 비플러스랩 공동대표로 선임됐다.비플러스랩은 2년 전인 2018년 인공지능(AI) 기반 의료정보서비스 플랫폼인 '어디아파'를 출시했다. 올해 정 대표 취임과 함께 업그레이드 버전을 내놨다.

의사 5명이 직접 참여해 430여개 질환, 45개 주증상을 분류했다. 환자가 앱을 열고 두통, 어깨통증, 복통, 기침, 어지럼증 등 증상을 입력하면 10여개의 질문을 토대로 예상 질환을 나열해 보여준다. 환자의 질환에 맞는 진료과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위치정보에 기반한 의료기관 정보도 함께 확인할 수 있다.

몸이 아플 때 가장 걱정스러운 것은 '이 질환이 심각한 질환인지' '어떤 병원을 가야 하는지' 등이다. 개인별 주치의 제도를 운영하는 다른 나라는 주치의에게 물어보면 이를 간단히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국내는 이런 시스템이 잘 갖춰지지 않아 인터넷 사이트 등의 부정확한 정보에 의존하거나 불필요하게 여러 병원을 오가며 헤매는 환자가 많다.정 대표는 "올해 말까지 주증상을 100개까지 확대하면 동네의원을 찾는 거의 대부분의 질환을 커버할 수 있다"며 "이를 위해 산부인과, 비뇨기과, 소아과 의료진을 추가 영입할 계획"이라고 했다.

의사가 임상 현장에서 질환을 확인하기 위해 묻는 질문을 앱으로 재현했다. 정 대표는 이를 위해 '여기아파' 개발팀에 중소병원을 꾸려도 될 정도로 많은 의사를 채용할 계획이다.

그는 "환자의 질문을 토대로 작성한 초진 차트를 환자가 진료받는 병원에 전송하는 서비스도 시작할 것"이라며 "의료기관에서 기본적인 문진시간을 줄여 환자가 더 오랜 시간 진료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올해 말 중국 진출을 목표로 중국어 버전앱도 개발하고 있다. 의사 숫자가 부족한 아프리카 등 저개발국가에서는 진료 공백을 메우는 용도로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외국어 번역이 쉬운 간단한 질문으로 구성한 것도 장점이다. 정 대표는 "초진차트 서비스는 이달 중 부민병원에서 우선 사용한 뒤 점차 확대할 것"이라며 "어디아파 앱을 정식 의료기기로 허가 받는 작업도 진행 중"이라고 했다.

비플러스랩은 AI를 활용한 의료기관 안면인식 서비스 비페이스도 출시했다. 2년 간 70만건의 안면데이터를 학습해 0.9초만에 신원을 확인하고 출입을 통제하는 서비스다. 수술 전 환자를 확인하는 서비스도 내놓을 계획이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