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상암DMC에 용적률 1000% '100층 랜드마크' 들어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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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8·4 공급대책 발맞춰서울시가 마포구 상암디지털미디어시티(DMC)에서 ‘100층 랜드마크 조성 사업’을 다시 추진한다. 이번 ‘8·4 공급대책’에 포함된 상암DMC 미매각 부지가 사업지다. 용적률 1000%를 적용한 초고층 건물을 지어 업무·문화·컨벤션·주거시설 등을 공급한다.
16년간 표류하던 사업 재추진
9일 국토교통부와 서울시 등에 따르면 서울시는 ‘8·4 공급대책’을 통해 주택 공급 물량을 확정지으면서 상암DMC 랜드마크 사업 재추진도 함께 결정했다. 상암DMC 부지에 2000가구 규모의 주택 공급 대책을 마련하면서 기존 랜드마크 조성 사업도 재가동하기로 한 것이다. 2004년 첫 사업 추진 후 16년간 표류해온 랜드마크 조성 사업이 탄력을 받는 동시에 지역 경쟁력도 한층 강화될 것이라는 게 서울시 설명이다.
상암DMC 부지는 용도가 중심상업지역으로 지정돼 있어 용적률이 최대 1300%까지 가능하다. 서울시는 용적률 1000% 정도를 적용해 100층짜리 초고층 건물을 건립할 계획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기존 랜드마크 조성 사업 계획을 추진하면서 신규 주택도 공급할 방침”이라며 “전체 연면적의 50%를 업무·문화·컨벤션 시설로 구성한다는 기존 계획을 수정하지 않고도 충분히 2000가구 공급이 가능하다”고 말했다.정부는 상암DMC와 함께 다른 유휴부지에도 주거 외에 다양한 기능을 추가할 계획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태릉CC(1만 가구) 정부과천청사(4000가구) 등 대규모 단지가 조성되는 부지에 업무·상업시설 등을 넣어 자족 기능을 갖출 것”이라고 밝혔다.
상암DMC 초고층에 상업·업무·컨벤션 묶어 2000가구 넘게 공급
서울시, 연말까지 기본구상…총사업비만 4조원 달해
정부와 서울시가 재추진을 결정한 ‘상암DMC 100층 랜드마크 조성 사업’은 총사업비만 4조원에 달한다. 매머드급 사업을 재추진하는 건 ‘주택공급 확충’과 ‘지역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다. 대규모 주택공급 후보지를 찾기 힘든 서울에서 2000가구는 적지 않은 물량이다. 16년 동안 멈춰 있던 랜드마크 조성 사업을 정부 지원 아래 추진할 수 있는 것도 매력이다. 서울시는 올해 말까지 기본구상안을 마련한 뒤 정부와 분양·임대 물량을 확정하고 공급에 나설 방침이다.용적률 1000% ‘초고층 랜드마크’
대지 3만7262㎡ 규모인 상암DMC 부지는 지구단계획상 중심상업지역으로 지정돼 있어 최대 용적률이 1300%에 달한다. 서울시는 용적률 1000%를 적용해 밑그림을 그릴 예정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현지 지정 용도가 적정한지 검토하고 관계부처와 지역주민의 의견도 수렴해 구체적인 높이나 밀도를 정할 예정”이라며 “100층 이상 초고층으로 짓는 방안과 층수를 낮추면서 2~3개 동으로 구성하는 방안 등도 이 과정에서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기존 계획에서는 업무·문화·컨벤션 용도로 전체 연면적의 50%를 사용해야 했다. 나머지 중 주거는 20%, 기타용도는 30%다. 서울시는 주거 20% 비율만으로도 2000가구 공급이 가능하다는 방침이다. 랜드마크의 위상에 걸맞은 업무시설과 컨벤션이 들어설 50% 비율은 건드리지 않을 계획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필요하다면 기타용도로 잡혀 있는 30% 중 일부를 주거용으로 바꿀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기본구상이 마련되는 대로 사업자 모집에 나설 방침이다.
서울시는 2004년부터 랜드마크 부지 개발을 추진해왔다. 2008년에는 당시 기준으로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은 133층(640m) 건물을 짓기로 하고 사업자 선정까지 마쳤지만 부동산 경기 침체로 무산됐다. 이후 ‘최소 100층 이상’ 기준을 삭제하는 등 조건을 완화해 부지 매각에 나섰지만 응찰자가 붙지 않았다.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가 직접 개발하는 방안도 무산됐다.
업계에서는 초고층 랜드마크 사업 추진이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상암DMC는 강북의 대표적인 업무지구로 앞으로 미디어사업 성장 가능성도 높다”며 “랜드마크 건립으로 수조원의 경제 유발 효과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정부와 서울시는 상암DMC 랜드마크에서 공급하는 주택 2000가구 중 상당수를 분양물량으로 공급할 방침이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구체적인 사업계획을 수립하는 단계여서 단정 지어 말할 순 없지만 임대물량이 20~30%고 나머지는 분양 물량”이라고 말했다.
“다른 신규 택지도 자족기능 추가”
정부는 ‘8·4 공급대책’을 통해 대규모 신규 택지를 여럿 발굴했다. 서울 노원구 태릉골프장(1만 가구)과 정부과천청사 부지(4000가구), 용산구 캠프킴(3100가구), 마포구 서부면허시험장(3500가구) 등이 대표적이다.하지만 여러 지역에서 주택 공급 후보지 선정에 반발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역 내 금싸라기 땅을 임대아파트촌으로 전락시켜선 안 된다”는 것이 주된 반대 논리다. 국토부는 대규모 택지의 경우 주거시설과 함께 상업 및 업무시설도 함께 구성해 자족기능을 강화하고 교통 대책도 추가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도 지난 4일 한 방송에 출연해 “정부과천청사 부지에 당초 시에서 원한 공원과 R&D(연구개발)센터와 같은 자족시설을 담아낼 수 있도록 과천시와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다른 신규 택지들도 사업계획 수립 단계에서 지역구의 의견을 수렴하고 가능한 범위에서 계획에 반영할 방침”이라며 “필요하면 교통대책도 추가적으로 마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최진석/이유정/장현주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