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번째 메이저 출전에 우승…'차세대 황제' 후보 떠오른 모리카와

29개 대회서 3승·PGA 챔피언십 '최연소 우승' 3위…단숨에 세계 '톱5' 진입
1997년생 콜린 모리카와(미국)가 생애 두 번째로 출전한 메이저대회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면서 '차세대 황제' 후보로 명함을 내밀었다. 10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TPC 하딩파크에서 막을 내린 시즌 첫 메이저대회 PGA 챔피언십 우승자 모리카와는 일본계 미국인으로, 지난 시즌 PGA 투어에 데뷔해 두 번째 시즌을 치르고 있는 선수다.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서 태어난 그는 이번 대회가 열린 샌프란시스코 인근의 UC 버클리를 졸업했고, 아마추어 시절에는 3주간 1위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던 기대주였다.

지난 시즌 PGA 투어에 뛰어든 이후 지난해 7월 배러쿠다 챔피언십에서 첫 승을 신고하는 등 준수한 경기력으로 임성재(22)와 신인왕 경쟁을 벌이기도 했다. 유력한 후보로 꼽히다가 신인상을 임성재에게 내줬지만, 데뷔 1년여 만에 메이저대회를 포함해 3승을 올리며 정상급 스타로 발돋움할 채비를 마쳤다.

모리카와는 지난해 6월 RBC 캐나다오픈을 통해 PGA 투어에 데뷔한 이후 올해 6월 RBC 헤리티지까지 22개 대회 연속 컷을 통과할 정도로 꾸준한 기량을 뽐냈다.

22개 대회 연속 컷 통과는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의 25회에 이어 PGA 투어 데뷔 후 연속 최다 컷 통과 2위에 해당했다. 23번째 대회인 트래블러스 챔피언십에서 컷 통과 행진이 중단됐음에도 "언젠가는 일어날 일이었다.

이번 주 경험을 토대로 다음 대회를 잘 준비하겠다"며 담담했던 그는 이어 출전한 지난달 워크데이 채리티 오픈에서 그 말을 실천했다.
3위로 시작한 최종 라운드에서 6타를 줄여 선두 저스틴 토머스(미국)를 따라잡은 뒤 3차 연장전 끝에 당시 세계랭킹 5위였던 토머스를 제압하고 PGA 투어 통산 두 번째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그로부터 한 달 뒤, 모리카와는 메이저대회 PGA 챔피언십까지 제패했다.

특히 전 세계랭킹 1위 더스틴 존슨(미국)을 비롯해 쟁쟁한 선수들이 선두권에 빼곡히 이름을 올려 혼전이 거듭된 가운데 이뤄낸 드라마 같은 역전 우승이었다.

선두에 2타 차 공동 4위로 출발한 모리카와는 10번 홀(파5)까지 버디 3개를 뽑아내 우승 경쟁에 합류했고, 이후 진가를 뽐냈다.

14번 홀(파4) 칩인 버디로 단독 선두를 꿰차더니 16번 홀(파4)에서는 드라이버 티샷을 그린에 올려 이글을 잡아내 승기를 굳혔다.

존슨, 브라이슨 디섐보, 캐머런 챔프(이상 미국) 등 소문난 장타자들이 선두 다툼을 주도한 가운데 평균 드라이버 거리가 300야드가 채 되지 않는 모리카와는 16번 홀에서 드라이버 페이드 샷으로 승부수를 걸어 우승을 사실상 확정 지었다.

소위 말하는 '큰 경기 경험'도 많지 않았으나 '승부사 기질'이 유감없이 발휘된 순간이었다.

그의 앞선 메이저대회 출전 기록은 지난해 US오픈에서 공동 35위에 자리한 것이 유일했다.

메이저대회를 포함해 PGA 투어 통산 3승을 올리기까지 그가 출전한 대회는 총 29개였다.

모리카와는 23세 6개월 3일째에 PGA 챔피언십 정상에 올라 2차 세계대전 이후 시대 이 대회 최연소 우승 3위를 기록했다.

아울러 잭 니클라우스(미국), 우즈,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와 더불어 23세에 이 대회 첫 트로피를 차지한 선수로 이름을 남겼다. 이번 우승으로 그는 12위였던 세계랭킹을 5위까지 끌어 올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