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수해 복구' 추경 가능성 첫 언급

"예비비 우선" 조건 달았지만
4차 추경 편성땐 59년만에 처음
김종인·안철수도 필요성 공감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사진)를 비롯한 여당 지도부는 10일 폭우 피해 대응을 위한 4차 추가경정예산안(추경) 편성의 필요성을 처음으로 언급했다. 민주당은 12일께 정부와 고위 당정협의를 열어 예비비 지출과 추경 편성 등을 놓고 논의를 시작할 계획이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당과 정부는 가능한 한 이른 시일 내에 고위 당정협의를 거쳐 피해 복구를 위해 당이 할 수 있는 예비비 지출과 추경 편성 등 필요한 제반 사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예비비를 우선 사용한다는 조건을 달긴 했지만 민주당 지도부가 4차 추경 편성 가능성을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4차 추경은 1961년 이후 59년 만에 편성되는 것이다.민주당 최고위원인 박광온 의원도 “2002년 태풍 때 4조1000억원의 추경이 있었고 2006년 태풍 때 2조2000억원의 추경이 편성됐다”며 “예비비로 응급복구가 어렵다면 국회가 선제적으로 추경을 검토해 제안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박 의원은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 내 추경 편성에 대한 공감대가 있느냐’는 질문에 “그건 너무나 당연한 얘기”라며 “피해가 커지면 예비비로 감당이 안 되니 (추경을) 하는 게 맞다”고 강조했다.

야권에서는 민주당에 앞서 4차 추경 편성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지난 6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재해 추경을 제안했다.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도 “수해가 너무 극심해 거기에 대한 예산 책정이 없으면 추경을 할 수밖에 없다”며 필요성에 공감했다. 여야 모두 4차 추경 편성의 필요성을 인정하면서 국회에서 관련 논의는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4차 추경 편성에 대해 거부의 뜻을 내비쳤다. 홍 부총리는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현재 재해 대책 예비비로 1조9000억원, 일반 예비비로 7000억원 등 총 2조6000억원을 확보하고 있다”며 “이번 호우 피해 복구에 예비비를 모두 쓸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상당한 재원이 있다”고 설명했다.

김소현/정인설 기자 alp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