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대표 일간지 "'사랑의 불시착'으로 일본서 '4차 한류' 조짐"

정영효의 인사이드 재팬

남성팬 늘고 '82년생 김지영' 등 한국 문학도 인기
"세계적 수준 한국 문화에 일본인도 '좋은 것은 좋은 것' 인식"
< 아사히신문이 소개한 한류 흐름도 > 1차 한류는 드라마 '겨울소나타'가 인기를 끈 2004년. 2차 한류는 아이돌 그룹 동방신기, 카라, 소녀시대가 NHK 홍백가합전에 출연한 2011년. 3차 한류는 아이돌그룹 트와이스가 홍백가합전에 출연한 2017년이라고 소개했다.
'사랑의 불시착', '이태원 클라쓰' 등 한국 드라마가 인기를 끌면서 일본에 '제4차 한류'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고 일본의 대표 일간지가 소개했다.

아사히신문은 2면 고정 해설기사인 '이치카라 와카루(いちから分かる·'하나부터 이해해 나간다'는 뜻)'를 통해 "사랑의 불시착과 이태원 클라쓰의 인기를 '제4차 한류 붐'으로 정의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고 12일 보도했다.지금까지 한류의 주요 수요층이었던 일본 여성 뿐 아니라 남성팬이 늘어나고, 드라마와 음악에 이어 한국 문학이 인기를 끄는 점이 이번 한류의 특징이라고 이 신문은 분석했다. 일상적인 여성차별을 고발한 '82년생 김지영' 일본어판은 약 20만부가 팔렸다.

"한국의 문화 콘텐츠는 전세계에 통하는 높은 수준에 도달했다"며 "국가간의 차이를 넘어 '좋은 것은 좋은 것'이라는 인식이 한류팬 증가로 이어졌다"고 이 신문은 설명했다.

동영상 콘텐츠를 제공하는 넷플릭스가 지난 2월 배급을 시작한 사랑의 불시착은 연일 인기순위 '톱10' 안에 들고 있다. 이달 4일 일본 넷플릭스 종합 순위에서는 '사이코지만 괜찮아'가 1위, 사랑의 불시착이 2위를 차지했다. 전날까지 사랑의 불시착은 2위, 이태원 클라쓰는 5위를 지키고 있다. 사랑의 불시착의 주연배우 현빈은 아사히신문 계열 주간지인 '슈칸아사히'(週刊朝日)' 6월호의 표지 모델에 발탁됐다.한일 관계가 최악을 달리고 있는 상황이지만 일본의 외교수장인 모테기 도시미쓰 외무상이 사랑의 불시착을 "전부 봤다"고 밝혀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아사히신문은 이번 한류가 2004년 배용준, 최지우 주연의 드라마 '겨울소나타'가 일본 중장년층 여성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끈 1차 한류 이후 네번째라고 소개했다. 2차 한류는 배우 장근석이 인기를 끌고 아이돌 그룹 동방신기, 카라, 소녀시대가 공영방송인 NHK의 대표적인 연말 특집 가요제인 홍백가합전에 출연한 2011년이었다.
3차 한류는 도쿄의 코리아타운인 신오쿠보에서 치즈닭갈비가 화제를 모으고 여성 아이돌그룹 트와이스가 홍백가합전에 출연한 2017년. "일본의 10~20대 여성들이 한국 화장품 등 문화 콘텐츠의 사진을 '귀엽다'거나 '고급스럽다'며 인스타그램 등에 올리던 시기"라고 이 신문은 설명했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