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성이 끌어올린 코스피 2400 "당분간 계속간다"

코스피지수가 2400선을 돌파했다. 지난 5일 2300선을 돌파한 지 단 4거래일만이다. 전문가들은 역대 최고 수준으로 높아진 유동성과 하반기 경기 회복 기대를 바탕으로 코스피지수가 당분간 강세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1.35% 오른 2418.67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지수가 종가 기준으로 2400선을 넘긴 건 2018년 6월 15일(2404.04)이후 2년 2개월만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전 최고점인 지난 1월 22일 2267.25보다 6.67%나 더 오른 수준이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517억원, 423억원을 순매수하며 상승장을 이끌었다. 이달 들어 전날까지 2조3603억원을 순매수하며 상승장을 이끌었던 개인은 이날 1178억원을 순매도하며 시장에 대응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예상치를 뛰어넘을 만큼 빠른 속도의 상승세"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저금리와 부동산 규제가 맞물리면서 주식시장으로의 돈쏠림 정도가 급격히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증시 대기자금으로 분류되는 투자자 예탁금은 7일 기준 49조2196억원으로 하반기 들어 6.25% 많아졌다.

한국 경제가 코로나19 가운데서도 선방하고 있다는 점도 투자심리를 끌어올리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한국의 올해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 성장률은 지난해 동기 대비 2.9% 줄 것으로 전망됐다. 일본(-23.5%), 싱가포르(-41.5%), 인도(-25.0%) 등 다른 아시아 국가 대비 선방했다. 아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0.8%로 상향조정했다. OECD 37개 회원국 중 가장 높은 전망치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한국 기업들의 2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보다 잘 나오고 있고 하반기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도 커지면서 한국 주식시장이 우상향할 것이란 믿음이 강해지고 있다"며 "조정이 오더라도 주식시장에 돈이 쏠려있고 대기자금도 많은 상황에선 조정폭이 작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분간은 주식시장 상승세를 막을 만한 장애물이 많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하반기 한국 기업들의 실적 전망은 반등하는 흐름이다. 유동성을 줄일 미국 내 금리 인상도 당분간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신동준 KB증권 리서치센터장은 "4분기 대선을 앞둔 미국에서 올해 내로 금리 반등에 대한 논의가 시작되거나 실행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본다"며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올해 코스피지수가 2500대까지는 오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