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500만원 팔다 1만원도 못 팔아"…한숨 쌓이는 남대문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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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감염 발생 후 텅 빈 상가에는 적막감
"IMF 때도 이렇게 힘들진 않았다"…임대료 인하 등 호소"지난해부터 극심한 불경기가 이어졌는데 올해 초 코로나19가 유행하면서 매출이 10분의 1 수준까지 떨어졌다.최근엔 시장에서 집단감염까지 발생해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상황이 안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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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 남대문시장에서 30년 가까이 의류판매업을 해왔다는 상인 이모(65)씨는 "IMF(국제통화기금) 때도 이 정도로 힘들진 않았다"며 깊은 한숨을 쉬었다.
그는 "우리 가게는 단골이 많아 그나마 나은 편이지만 다른 집은 온종일 개시도 못 하고 장사를 접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시장 상황을 전했다.최근 상인 9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남대문시장은 11일 손님들의 발길이 크게 줄어 한산한 모습이었다.
확진자가 처음 나온 여성패션 전문 매장 케네디상가는 철문으로 굳게 잠겼고, 간판을 제외하고 상가 전면이 검정 비닐로 가려져 있었다.
상가 출입문 근처에는 접근을 막는 노란 띠도 둘러있었다.케네디상가 주변에서 의류나 액세서리 등을 판매하는 점포 5곳도 문을 닫았다.
일부 상인은 확진자 접촉으로 자가격리하고 있거나, 일부는 상황을 고려해 점포 문을 닫고 휴가를 떠난 것으로 전해졌다.
케네디상가가 있는 남대문시장 내 좁은 골목은 손님이나 관광객을 특히 찾아보기 어려웠다.상인들은 무료한지 점포 밖으로 나와 의자에 앉아 신문을 읽거나 주변 상인들끼리 모여 확진자 관련 얘기를 나누기도 했다.한 관광객이 상인 어깨를 두드리며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점포가 어디냐'고 묻자, 이 상인은 "손으로 만지지 마세요.
요새 손으로 만지면 겁부터 납니다"고 소리치며 손을 뿌리쳤다.
또 다른 확진자가 나온 중앙상가 C동도 다소 침체한 분위기였다.
중앙상가 확진자는 케네디상가 확진자와 함께 식사해 감염된 것으로 추정되는데, 집단감염 확산을 우려해 시장 자체를 잠시라도 멈춰야 하는 것은 아니냐는 의견도 나왔다.
중앙상가 C동에서 침구류를 판매하는 상인 김모(41)씨는 "급하게 선별진료소를 설치해 검사하고는 있지만 확진자가 시장을 분명히 돌아다녔을 것"이라며 "상황이 더 악화하기 전에 시장 운영을 잠시라도 중단하고 전체 상인을 대상으로 검사를 해야 하는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시장 근처에는 중구보건소가 운영하는 선별진료소가 설치됐다.
상인 약 30여명이 검사를 받기 위해 진료소 앞에서 대기했다.
줄을 서 있던 한 상인은 "확진자와 만나진 않았지만 찝찝해서 검사를 받으러 나왔다"고 말했다.
박영규 남대문시장상인회 회장은 "우리 시장은 중국인과 일본인 등 외국인들의 필수 방문코스였는데, 해외여행 자체가 어려워지면서 경제적 타격이 크다"며 "특히 외국인들에게 인기가 많은 인삼이나 김, 가방 등을 판매하는 점포에서 매출 감소가 심하다.
하루 500만원 규모로 매출을 올리던 점포가 최근 1만원도 못 팔았다는 사례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가장 좋은 것은 코로나19가 하루빨리 안정화되는 것"이라며 "그전까지만이라도 상인들의 상황을 고려해 임대료를 절반 수준까지 내려주는 등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달 6일 케네디상가 1층에서 근무하던 고양시 거주 여성이 처음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이후 케네디상가에서 7명의 추가확진자가 나왔다.
10일에는 케네디상가 확진자와 접촉한 중앙상가 상인까지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현재까지 남대문시장에서 상인 9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첫 확진자인 고양시 여성이 앞서 집단감염이 발생한 반석교회 교인이어서 방역당국은 남대문시장 집단감염을 반석교회 관련 감염 사례로 분류하고 있다.
/연합뉴스
"IMF 때도 이렇게 힘들진 않았다"…임대료 인하 등 호소"지난해부터 극심한 불경기가 이어졌는데 올해 초 코로나19가 유행하면서 매출이 10분의 1 수준까지 떨어졌다.최근엔 시장에서 집단감염까지 발생해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상황이 안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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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 남대문시장에서 30년 가까이 의류판매업을 해왔다는 상인 이모(65)씨는 "IMF(국제통화기금) 때도 이 정도로 힘들진 않았다"며 깊은 한숨을 쉬었다.
그는 "우리 가게는 단골이 많아 그나마 나은 편이지만 다른 집은 온종일 개시도 못 하고 장사를 접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시장 상황을 전했다.최근 상인 9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남대문시장은 11일 손님들의 발길이 크게 줄어 한산한 모습이었다.
확진자가 처음 나온 여성패션 전문 매장 케네디상가는 철문으로 굳게 잠겼고, 간판을 제외하고 상가 전면이 검정 비닐로 가려져 있었다.
상가 출입문 근처에는 접근을 막는 노란 띠도 둘러있었다.케네디상가 주변에서 의류나 액세서리 등을 판매하는 점포 5곳도 문을 닫았다.
일부 상인은 확진자 접촉으로 자가격리하고 있거나, 일부는 상황을 고려해 점포 문을 닫고 휴가를 떠난 것으로 전해졌다.
케네디상가가 있는 남대문시장 내 좁은 골목은 손님이나 관광객을 특히 찾아보기 어려웠다.상인들은 무료한지 점포 밖으로 나와 의자에 앉아 신문을 읽거나 주변 상인들끼리 모여 확진자 관련 얘기를 나누기도 했다.한 관광객이 상인 어깨를 두드리며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점포가 어디냐'고 묻자, 이 상인은 "손으로 만지지 마세요.
요새 손으로 만지면 겁부터 납니다"고 소리치며 손을 뿌리쳤다.
또 다른 확진자가 나온 중앙상가 C동도 다소 침체한 분위기였다.
중앙상가 확진자는 케네디상가 확진자와 함께 식사해 감염된 것으로 추정되는데, 집단감염 확산을 우려해 시장 자체를 잠시라도 멈춰야 하는 것은 아니냐는 의견도 나왔다.
중앙상가 C동에서 침구류를 판매하는 상인 김모(41)씨는 "급하게 선별진료소를 설치해 검사하고는 있지만 확진자가 시장을 분명히 돌아다녔을 것"이라며 "상황이 더 악화하기 전에 시장 운영을 잠시라도 중단하고 전체 상인을 대상으로 검사를 해야 하는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시장 근처에는 중구보건소가 운영하는 선별진료소가 설치됐다.
상인 약 30여명이 검사를 받기 위해 진료소 앞에서 대기했다.
줄을 서 있던 한 상인은 "확진자와 만나진 않았지만 찝찝해서 검사를 받으러 나왔다"고 말했다.
박영규 남대문시장상인회 회장은 "우리 시장은 중국인과 일본인 등 외국인들의 필수 방문코스였는데, 해외여행 자체가 어려워지면서 경제적 타격이 크다"며 "특히 외국인들에게 인기가 많은 인삼이나 김, 가방 등을 판매하는 점포에서 매출 감소가 심하다.
하루 500만원 규모로 매출을 올리던 점포가 최근 1만원도 못 팔았다는 사례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가장 좋은 것은 코로나19가 하루빨리 안정화되는 것"이라며 "그전까지만이라도 상인들의 상황을 고려해 임대료를 절반 수준까지 내려주는 등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달 6일 케네디상가 1층에서 근무하던 고양시 거주 여성이 처음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이후 케네디상가에서 7명의 추가확진자가 나왔다.
10일에는 케네디상가 확진자와 접촉한 중앙상가 상인까지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현재까지 남대문시장에서 상인 9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첫 확진자인 고양시 여성이 앞서 집단감염이 발생한 반석교회 교인이어서 방역당국은 남대문시장 집단감염을 반석교회 관련 감염 사례로 분류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