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카카오, 너무 달렸나 "본격 조정" vs "숨고르기"

'저금리+실적'이 든든한 우군
"장기 상승세 훼손된 것 아냐"
네이버와 카카오의 상승세가 눈에 띄게 더뎌졌다. 투자자의 매수세가 그동안 못 올랐던 곳으로 옮겨 가는 ‘업종 순환매’ 영향이다. 전문가들은 장기 상승세가 훼손된 것은 아니라고 평가한다. ‘저금리’와 ‘실적’이 이들 인터넷 대표주의 든든한 우군이다.

코스피지수는 이달 들어 7.5% 올랐다. 같은 기간 네이버 상승률은 3.5%, 카카오는 2.6%에 그쳤다.강봉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길게 보면 기존 주도주가 더 오를 여지가 충분하다”며 “다만 최근 투자자의 관심이 저평가 실적 개선주로 옮겨 가면서 단기적으로는 상승세 둔화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네이버는 올 들어 67.0%, 카카오는 129.6% 올랐다.

증권가에서 네이버와 카카오의 장기 전망을 밝게 보는 이유로는 가파른 실적 개선이 첫손에 꼽힌다. 김진구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네이버와 카카오 모두 몇 년 동안 투자를 많이 한 탓에 매출은 늘어도 이익은 많이 늘지 못했다”며 “이제 투자 과실을 향유하는 단계에 들어서 이익 급증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네이버는 2017년 1조1792억원에 달했던 영업이익이 2018년 9425억원, 2019년 7101억원으로 계속 줄었다. 하지만 올해는 1조245억원, 내년엔 1조4320억원의 영업이익이 예상된다. 전자상거래, 간편결제, 콘텐츠 등의 수익화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 덕분이다. ‘돈 먹는 하마’였던 일본 라인도 Z홀딩스(야후재팬)와의 경영 통합으로 비용을 대폭 줄일 수 있게 됐다.

카카오도 2018년 729억원으로 줄었던 영업이익이 작년 2068억원으로 급증한 데 이어 올해 4356억원, 내년 6688억원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황현준 DB금융투자 연구원은 “빠른 실적 개선세가 이어지면서 주가 급등 부담도 점차 해소될 것”이라고 말했다.계속해서 낮아지고 있는 시중금리도 성장주인 네이버·카카오 주가에 긍정적이다. 저금리는 미래 성장 가치를 현재 가치로 환산하는 할인율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해 같은 실적 전망에도 더 높은 주가를 정당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