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화 응원한다"…빈과일보 母회사 사들인 홍콩 개미들

창업자 구속 다음날 장중 668%↑

"中 공산당에 저항하자"
주식 매입·구독 캠페인 후끈
홍콩 국가보안법을 위반한 혐의로 반(反)중국 성향 홍콩 매체인 빈과일보 창업자 지미 라이가 구속되자 빈과일보의 모회사인 넥스트디지털 주가가 급등하고 있다. 홍콩 민주화를 바라는 개인 투자자들이 빈과일보를 응원하기 위해 집중적으로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1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등에 따르면 10일 홍콩증시에서 넥스트디지털 주가는 지미 라이의 체포와 빈과일보에 대한 압수수색 소식이 전해지면서 전날보다 183% 오른 0.255홍콩달러로 마감했다. 11일에는 장중 한때 668% 폭등했다가 1.1홍콩달러에 거래를 마쳤다.싱가포르 투자은행 UOB케이히안의 스티븐 렁 상무는 “기관투자가가 매입한 게 아니라는 점은 분명하다”며 “개인 투자자를 위한 대형 포털인 푸툰을 통한 매입 주문이 많았다”고 전했다. 지미 라이가 체포된 직후 소셜미디어에는 넥스트디지털 주식 매입을 촉구하는 글이 대거 올라왔다. 페이스북 게시물엔 넥스트디지털 주식이 122만 주 매수됐다는 기록이 게재됐다. 3만 명 이상의 팔로어를 보유한 페이스북 페이지의 운영자인 헨리 포터 바벨은 “중국 공산당에 대항해온 마지막 주류 미디어가 자칫 종말을 맞이할지도 모른다”며 넥스트디지털 주식 30만 주를 사들인 거래내역을 공개하기도 했다.

빈과일보 구독 캠페인(사진)도 벌어지고 있다. 민주파 입법회 의원인 시우카춘은 빈과일보를 든 사진과 함께 “빈과일보가 백지로 나오더라도 나는 신문을 살 것”이라는 글을 올렸다. 이에 호응해 많은 시민이 “우리에게는 빈과일보가 필요하다”는 해시태그를 달며 지지를 나타냈다. 빈과일보는 이날 1면에 결사 항전 의지를 나타내는 기사를 실으며 평소보다 다섯 배 많은 50만 부를 발간했고 모두 팔았다.

홍콩 경찰은 전날 지미 라이뿐 아니라 그의 장남과 차남, 빈과일보 최고경영자(CEO) 등 7명을 체포했다. 홍콩 민주화 시위인 ‘우산 혁명’을 주도했던 아그네스 차우도 선동 및 분열 혐의로 검거했다. 이들의 체포에 미국 영국 캐나다 유럽연합(EU) 등은 “보안법이 홍콩 시민들의 자유를 침해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베이징=강동균 특파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