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숨까지 걸겠다"던 손혜원, 목포 부동산 불법투기 '유죄'

민주당 떠나며 억울함 호소했던 손혜원
방어권 보장 차원에서 법정 구속은 면해
목포의 '도시재생 사업 계획'을 미리 파악한 뒤 차명으로 부동산을 매입한 혐의로 재판을 받아 온 손혜원 전 의원이 12일 남부지법에서 열리는 1심 선고 공판을 마친 뒤 법원 청사를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내 목숨도 필요하면 걸겠다. 그런데 그 이상 뭘 더 해야 하는가?
지난해 1월 손혜원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 라디오 방송에 나와 했던 발언이다. 이처럼 손혜원 전 의원은 자신의 '목포 부동산 불법 투기 의혹'과 관련해 억울하다는 입장을 견지해왔지만 법원은 유죄를 선고했다.

서울남부지법 형사4단독(박성규 부장판사)은 12일 부패방지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손혜원 전 의원 선고 공판에서 징역 1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단 재판부는 방어권 보장 차원에서 손혜원 전 의원을 법정 구속하지는 않았다.손혜원 전 의원은 2017년 5월 전남 목포 ‘도시재생 사업 계획’을 미리 파악한 뒤 지난해 1월까지 차명으로 목포 재생사업 구역에 포함된 부동산을 매입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앞서 검찰은 손혜원 전 의원에게 징역 4년을 구형했다.
지난해 1월 목포 근대역사문화공간 내 부동산 투기 의혹을 받는 당시 손혜원 무소속 의원이 목포 투기 의혹 현장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與원내대표와 함께 기자회견하며 민주당 떠난 손혜원

이해찬 대표와 홍영표 원내대표의 간곡한 만류가 있었지만 더 이상 온 국민을 소모전으로 몰아갈 수 없다고 생각했다. '당에 부담되지 않도록 제 인생과 관련된 문제인 만큼 제가 해결하겠다, 허락해주지 않는다면 저 혼자 나가서 선언하겠다'고 강력히 말해서 오늘 이 자리를 갖게 됐다.
손혜원 전 의원은 불법 투기 의혹이 불거지자 작년 1월20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같이 밝힌 뒤 탈당했다. 당시 손혜원 전 의원의 기자회견에는 당시 여당의 원내대표였던 홍영표 의원이 함께 자리해 눈길을 끌었다. 홍영표 의원은 당시 "당으로선 만류를 많이 했지만 손혜원 의원이 '당에 더 이상 누를 끼치지 않겠다, 최근 제기된 여러 의혹을 명확히 정리하겠다'는 의지를 강력히 밝혀서 이 자리가 마련됐다"고 설명했다.

손혜원 전 의원은 관련 의혹을 최초 보도한 SBS 등을 상대로 법적 대응을 진행하고 검찰 수사를 통해서 자신과 관련된 의혹 중 하나라도 사실로 밝혀진다면 국회의원직도 내려놓겠다고 선언했다.
지난해 1월 당시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손혜원 의원이 국회 정론관에서 목포 부동산 투기 의혹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하고있다. /사진=연합뉴스
손혜원 전 의원은 20대 의정활동을 하던 시절부터 줄곧 재선은 없을 것이라고 공언했다. 자신의 지역구 출마 자체가 김종인 당시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에 의해 컷오프 당한 정청래 의원의 빈자리를 대체한 것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열린민주당 활동과 유튜브 등을 통해 정치 행보는 계속해왔다.재판이 이어지던 과정에서도 손혜원 전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을 지키겠다면서 친문 인사들과 열린민주당 창당을 주도했다. 열린민주당 창당에는 정봉주 전 의원,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 주진형 전 한화투자증권 대표 등이 함께했다.

손혜원 전 의원과 열린민주당은 민주당과의 선명성 경쟁을 강조해왔다. 이 과정에서 '조국 수호, '검찰 개혁' 등을 주요 기치로 내걸기도 했다. 열린민주당은 지난 4·15 총선에서 5.42%의 표를 얻어 비례대표 3명을 당선시켰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