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규제에도 서울 아파트값 10억원 돌파…강남구 20억원 넘어

부동산114 조사…강남3구·마용성 등 9개구 평균 가격 10억원 넘겨
6·17대책, 7·10대책에도 서울서 신고가 경신하는 단지 속출
서울 아파트의 평균 가격이 10억원을 돌파했다는 민간 조사업체의 분석이 나왔다.부동산114는 지난달 말 기준 서울 아파트의 평균 가격이 10억509만원을 기록해 처음으로 10억원을 넘겼다고 12일 밝혔다.

이는 지난달 실제로 이뤄진 매매와 회원 중개업소를 통해 받은 적정 시세, 그리고 자체 조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산정한 것이다.

2013년 5억1천753만원이었던 서울 아파트의 평균 가격은 매년 오르면서 7년 만에 2배 수준이 됐다.
구별로 보면 강남구(20억1천776만원)가 유일하게 20억원을 넘기며 서울에서 가장 비싼 지역으로 나타났다.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 1차' 전용면적 84.16㎡는 지난달 13일 21억7천500만원에 매매 계약돼 처음으로 20억원을 넘겼다.

전용 84.15㎡가 같은 달 7일 19억5천만원(36층)에 매매된 것과 비교해 일주일도 안 돼 2억2천500만원 상승한 것이다.이 단지 근처 부동산중개업소는 "역세권·학세권으로 입지가 좋아 수요가 여전히 많다"며 "각종 부동산 규제에도 가격이 내려가지 않고 꾸준히 오른다"고 전했다.

타워팰리스와 가까운 도곡동 '도곡렉슬'도 지난달 17일 전용 134.9㎡가 35억9천만원(14층)에 팔리면서 신고가를 경신했다.

지난달 12일 비슷한 층수(13층)가 31억원에 매매된 것보다 4억9천만원이나 뛴 금액이다.
강남구에 이어 서초구(19억5천434만원)와 송파구(14억7천738만원)가 서울에서 2번째, 3번째로 가격이 높았다.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84.95㎡는 지난달 14일 35억7천만원(12층)에 매매 계약서를 쓰면서 이 면적 역대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작년 10월 3.3㎡당 1억원을 찍은 이전 최고가(34억원)보다 1억7천만원 높은 금액이다.

3.3㎡당 거래 금액은 1억500만원에 달한다.

서초구 잠원동에서 영업하는 중개업소 대표는 "강남권 고가주택을 겨냥한 규제 정책으로 매물이 쏟아지거나 가격이 하락하지는 않는다"고 지적했다.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 전용 84.96㎡ 분양권(10층)도 지난달 1일 19억원으로 최고가를 새로 쓴 데 이어, 같은 달 7일에는 처음으로 20억원을 찍었다.

비강남권에서도 이른바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등 인기 단지를 중심으로 시세가 급등세 보였다.

용산구(14억5천273만원), 광진구(10억9천661만원), 성동구(10억7천548만원), 마포구(10억5천618만원), 강동구(10억3천282만원), 양천구(10억1천742만원) 등 6개 구가 10억원을 웃돌았다.

용산구 이촌동에 있는 '동아그린' 아파트 전용 114.96㎡는 지난달 17일 13억5천만원(9층)에 팔려 지난해 12월 말에 기록한 이전 최고가(13억원, 15층) 기록을 단숨에 넘겼다.

지난 5월 용산 정비창 부지 개발로 아파트 8천가구를 공급하겠다는 계획이 발표된 직후 서부이촌동을 비롯한 용산 13개 정비사업 구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됐지만, 가격 상승세가 계속된 것이다.

서부이촌동에 있는 중개업소는 "매물이 귀해서 가격이 꾸준히 오른다"며 "이 일대 아파트값이 적어도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돼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6월 중순 재건축 안전진단 적정성 검토를 최종 통과한 서울 양천구 목동 신시가지 6단지 아파트도 6·17대책, 7·10대책에도 가격 상승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목동6단지 전용 95.03㎡는 지난달 15일 20억원(11층)에 매매돼 그 전달 30일 18억8천만원(10층)보다 1억2천만원 오르며 보름 새 최고가를 갱신했다.부동산114는 서울 평균 아파트값이 10억원을 돌파한 데 대해 "강남권 3구와 마용성에 광진구 등이 가세한 영향"이라며 "20억원을 돌파한 강남구와 돌파를 앞둔 서초구는 최근 2∼3년 사이 재건축을 통해 구축아파트가 새 아파트로 탈바꿈하면서 서울 전체의 시세를 이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