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낙태죄 '폐지' 검토한다…형법 개정안 입법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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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 양성평등정책위원회 권고 참고법무부가 형법에서 낙태죄 조항을 삭제하는 형법 개정안을 마련해 낙태죄 폐지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생물학적 생명'만 강조하는 건 맞지 않아"
한겨레는 13일 법무부 관계자를 인용해 "법무부 정책자문기구인 양성평등정책위원회(양성평등위) 권고 등을 참조해 정부입법 형태로 형법 개정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보도했다.양성평등위는 형법에서 낙태죄 조항을 삭제하고 여성 재생산권을 보장하는 방향으로 법을 개정하라는 권고안을 낼 계획이다.
앞서 헌법재판소는 지난해 4월 '낙태를 한 부녀와 의사를 처벌한다'고 명시한 형법 269조 1항, 270조 1항에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리며 올해 12월까지 대체입법 마련을 주문한 바 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여성계 등의 의견을 수렴해 양성평등위에 자문했다는 게 법무부 안팎과 양성평등위의 공통된 설명이다. 양성평등위는 두 차례 회의를 열고 임신 주수와 무관하게 형법에서 낙태죄 조항을 삭제하도록 권고할 것으로 전해졌다.헌재 결정 이후 정부 부서에서 이 같은 낙태죄 폐지 권고안이 추진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 한 양성평등위 위원은 "여성이 임신중지를 결정할 땐 이후 아이의 양육 환경과 삶까지 고려하는데, 이를 배제한 채 '생물학적 생명'만 강조하는 건 맞지 않는다"면서 "비범죄화의 틀 안에서 지원 방안을 고민하는 것이 생명권을 더 포괄적으로 해석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성평등위 위원들은 또 "임신중지와 출산 등 과정에서 여성의 재생산권 전반을 보장할 수 있도록 형법뿐만 아니라 모자보건법 등의 개정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권고안에 함께 담길 것"이라고 전했다.
양성평등위는 이같은 내용을 이르면 다음주 권고하고, 법무부는 이를 바탕으로 낙태죄 조항을 삭제한 형법 개정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이미경 한경닷컴 기자 capit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