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시대 우대금리도 '뚝'…농협은행, 최대 1.0% 내려

다음달 27일부터 우대금리 최고 연 1.0%포인트 내려
뭉칫돈 몰리면서 자금 끌어모을 요인 사라져
(사진=게티이미지뱅크)
NH농협은행이 일부 입출식예금 상품의 우대금리 인하를 예고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저금리 기조에 발맞춰 고객 지급 이자도 조정에 나선 것이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농협은행은 다음달 27일부터 △매직트리(Magic Tree)통장 △해봄 N돌핀통장 △채움 스마티통장의 우대금리를 인하하겠다고 밝혔다.현재 매직트리통장의 우대금리는 최고 연 0.8%포인트지만 변경 후에는 최고 연 0.4%포인트로 낮아진다. 우대금리를 받을 수 있는 조건 중 거래장(통장) 미신청, 장년층우대(가입시점 만 55세 이상), N세대(가입시점 만 25세 미만) 요건이 삭제됐다.

해봄 N돌핀통장과 채움 스마티통장은 일별잔액 100만원 이하에 대해 제공하던 기본금리를 연 1.5%포인트에서 연 0.5%포인트로 낮출 예정이다.

농협은행이 이번에 우대금리를 축소한 상품들은 고객이 언제든 자유롭게 꺼내쓸 수 있는 예금을 말한다. 사실상 현금이나 마찬가지다. 농협은행에 앞서 신한·하나·우리은행도 상반기에 입출식예금의 우대금리를 축소했다. 시중은행들은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인 연 0.5%로 인하한 뒤 수신상품의 금리를 일제히 내렸다.

저금리 상황인데다가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뭉칫돈이 은행으로 몰리면서 우대금리 혜택을 주면서까지 자금을 끌어모을 유인이 적어졌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은행 수신 잔액은 1858조원으로 지난해 말에 비해 108조7000억원 급증했다. 늘어난 금액의 대부분인 107조6000억원이 단기자금 성격인 수시 입출식 예금인 반면 정기예금은 2조3000억원 줄었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불확실성 확대와 부동산 시장의 변동성 등이 커지면서 언제든지 바로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진 것으로 해석된다.

뿐만 아니라 '제로(0)금리' 시대를 맞아 정기예금과 입출식예금의 금리 차이가 미미해진 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실제로 농협은행의 1년 만기짜리 정기예금의 금리는 연 0.45%로 최대 우대금리를 적용한 매직트리통장보다 낮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입출금통장임에도 불구하고 정기예금보다 이자가 높은 상품의 경우 우대금리를 조정해야 했다"며 "시장금리가 낮아지면서 은행마다 순이자마진(NIM)을 고민하지 않을 수 없어 고객 이탈을 우려하면서도 금리를 내리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