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과 평화'의 목소리…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 50주년

24일 서울 중곡동 천주교중앙협의회서 기념 미사

한국 현대사 주요 고비 때마다 인권과 평화를 수호하는 활동을 펴온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정평위)가 오는 24일로 창립 50주년을 맞는다.
13일 주교회의에 따르면 정평위는 1969년 주교회의 추계 정기총회에서 '한국정의평화위원회'라는 이름으로 설립을 인준받았다.

이듬해 8월 24일 창립총회를 열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위원회 설립은 '제2차 바티칸 공의회(1962∼1965)' 이후 성 바오로 6세 교황이 1967년 교황청 정의평화위원회를 만들고 각국 교회에 정의평화위원회 설립을 권고한 데 따른 것이었다. 위원회 초대 총재는 황민성 주교가, 회장은 류홍렬 교수가 맡았다.

1975년 위원회는 주교회의 상임위원회 직속 기구로 재발족하며 주교회의 안에 사무실을 뒀다.

1988년 한국 내 정의와 평화, 인권신장을 위해 노력한 공로를 인정받아 오스트리아 닥터 브루노 크라이스키 재단이 수여하는 인권상을 받았다. 2000년에는 주교회의 전국위원회에 통합되면서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가 됐다.

정평위는 1970∼80년대 군부 독재, 1997년 외환위기와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요청, 2009년 용산참사, 2010년 노동자 대량해고 사태 등 한국 사회의 주요 국면마다 목소리를 내며 교회의 입장을 알려왔다.

그리스도인으로서 양심에 따른 실천이었다. 지난 50여년간 발표한 담화문 등 문건만 130건에 달한다.
아울러 매년 사회교리 주간 세미나와 교육자료를 보급해 그리스도인의 사회 인식을 돕는 한편 선거 때면 담화문을 발표하고 주요 정당에 정책 질의서를 보내 정치·사회 현안에 대한 교회 입장을 밝혀왔다.

정평위는 산하 소위원회로 사형제도폐지소위원회, 노동사목소위원회를 두고서 다양한 활동을 펴고 있다.

현 정평위 위원장은 마산교구장인 배기현 주교다.

총무는 서울대교구 정평위원장 황경원 신부가 맡고 있다.

정평위는 25일 서울 광진구 중곡동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에서 설립 50주년 기념 미사를 봉헌한다.

배 주교 주례로 열리는 미사에서는 50주년 기념 인사를 하고, 의정부교구 정평위원장 상지종 신부가 강론에 나선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사태를 고려해 미사에는 주교회의 정평위 위원단과 전국 교구 정평위원장 등 30명 이내 인원만 참석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