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의사 수 지역별로 최대 14배 차이"…의사부족 거듭 강조

국내 의사 수, OECD 국가의 56.5% 수준…환자 1명 진료시간 4.2분
인구 1천명당 의사 수…서울 종로 16명 vs 강원·경북 일부지역 1명 미만
정부는 대한의사협회(의협)의 14일 집단휴진을 하루 앞두고 국내 의사 수 부족과 지역별 격차를 거론하며 의대 정원 확충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보건복지부는 13일 의협이 의대 정원 확충에 반발하는 것과 관련해 국내 의사 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평균의 67.9% 수준이고, 한의사를 제외할 경우 56.5%까지 내려간다는 통계를 제시했다.

김헌주 복지부 보건의료정책관은 "OECD 기준이 절대적이진 않지만, 의사 수와 인구 비교는 팩트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의사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만큼 의대 정원 확대는 불가피하다는 취지의 언급이다.김 정책관은 이어 "(우리나라는 의료) 접근성이 훌륭한 측면도 있지만, 제한된 의사 수로 접근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의사분들이 더 많이 일해야 한다"며 "그러다 보니 (의사 1명이) 더 많은 환자를 보게 되고, 환자를 보는 시간이 다른 나라에 비해 적어진다"고 지적했다.

복지부에 따르면 OECD 국가별 환자당 일차 의료기관의 진료 시간을 보면 OECD 11개 국가는 17.5분이지만 우리나라는 4.2분에 그쳤다.
복지부는 지역별 의사 수 격차가 심각하다는 점도 부각하면서 세부 자료를 공유했다.이 자료에 따르면 서울·수도권과 지방 간 인구 1천명당 의사 수를 보면 서울 3.1명, 광주·대전 각 2.5명, 대구 2.4명, 부산 2.3명 등이지만 다른 지역은 이보다 낮았다.

경남·경기는 각 1.6명, 충남·울산은 각 1.5명, 경북은 1.4명 등이다.

서울 지역 중에서는 종로구가 16.27명으로 가장 많고 이어 강남 9.86명, 중구 6.80명 순이었다.이 3개 지역의 인구 1천명당 평균 의사 수는 10.57명으로, 경북 내 의사 수가 적은 3개 지역(군위·영양·봉화)의 0.75명보다 약 14배 많았다.

강원도의 경우 18개 시군구 중 절반인 9개 지역(횡성·평창·정선·철원·화천·양구·인제·고성·양양)의 인구 1천명당 의사 수가 1명이 채 되지 않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뇌졸중 등 응급질환이 생겼을 때 서울 동남권과 강원 영월군 간의 사망률 차이가 배 넘게 났다.

게다가 전국적으로 응급의료기관이 없는 시군구도 32개에 달하는데 이 중 부산 사하, 경기 과천 등 8개 지역은 동네병원 응급실조차 없어 위급한 상황에서는 다른 동네로 가야 응급진료가 가능한 실정이다.

김 정책관은 "의사 숫자를 비교하면 상당히 격차가 크다"며 "적재적소에 의료인력을 배치해야 한다는 것이 (정부의) 판단"이라고 설명했다.앞서 정부는 2022학년도부터 10년간 한시적으로 의대 정원을 늘려 총 4천명의 의사 인력을 추가로 양성하고, 이 가운데 3천명은 지역의사로 선발해 10년간 출신 의대 소재 시도 의료기관에서 의무복무하도록 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연합뉴스